한국 차(車) 수출, '글로벌 지형도' 재편..."미국 주춤, EU·아시아 급부상"

전기차 회복세 미국 의존도 벗고 수출 다변화 본격화
EU 32.6%·기타 유럽 52.3%·아시아 35.6% 급증

김재훈 기자

kjaehun35@gmail.com | 2025-07-18 08:52:16

[하비엔뉴스 = 김재훈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의 수출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여파로 대미(對美) 수출이 4개월째 감소세를 보인 반면,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체 수출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수출이 1년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전기차 캐즘(chasm)’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발표한 ‘2025년 6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63억 4000만 달러로, 역대 6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물량은 8.8% 줄었지만, 전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출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경기도 평택항의 수출용 자동차들 [사진=연합뉴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출 지역의 판도다. 한국 자동차의 최대 수출 시장이던 미국은 25% 수입차 관세라는 ‘무역 장벽’에 막혀 전년 동기 대비 16.0% 줄어든 26억 9000만 달러에 그쳤다. 대미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하며 미국 의존도 축소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중동 시장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EU 수출은 전년 대비 32.6% 증가한 7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기타 유럽은 무려 52.3% 급증한 6억 달러에 달했다. 아시아(35.6%↑), 중동(11.9%↑)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내며 수출 다변화의 수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부는 “특히 독일·네덜란드 수출이 2배 가까이 늘어 유럽 내 존재감이 확대되고 있으며, KG모빌리티의 유럽 법인 설립 등 전략적 진출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수출은 글로벌 수요 정체를 뜻하는 ‘캐즘’ 국면을 벗어나는 신호도 보였다. 6월 전기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21.4% 증가한 2만 2324대로, 2024년 1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하이브리드차도 4만 8999대(28.6%↑)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내수 시장도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전체 내수 판매는 14만 5843대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으며, 이 중 친환경차 판매는 7만 2660대(36.1%↑)에 달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각각 37.1%, 34.9% 증가해 수요 확대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으로 수출 채널을 다변화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리스크 분산과 지속 가능성 확보에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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