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대개편 실패 후폭풍...조직 리더십·내부 갈등설 확산

대개편 전부터 조직 내 반발, 의사결정 구조 도마 위
외부 인사 영입 이후 소통 방식 두고 불협화음 주장
복합적 의사결정 구조, 단순 책임론으론 설명 어려워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5-10-01 10:23:21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이 ‘친구 피드’ 도입을 계기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이용자 반발은 물론 내부에서도 의사결정 방식과 조직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외부 출신 인사 유입 이후 기존의 자율적 문화와 새 리더십 간 충돌이 불거졌다는 시각도 있다.


1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30일 카카오톡 개편에 따른 이용자 불만을 수용해, 기존 ‘친구 목록’을 친구 탭의 첫 화면으로 복원하기로 했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연합뉴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3일부터 카카오톡 친구 탭에 인스타그램 등 SNS와 유사한 피드 형식을 도입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서비스 출시 15년 만의 최대 규모 업데이트로, 내부적으로 ‘빅뱅 프로젝트’로 불렸던 작업이었다. 하지만 개편 직후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면서 회사는 기존 구조로의 회귀를 결정했다.

다만 이번 사안을 두고 카카오 내부에서도 일부 조직과 리더십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감지되고 있다. 개편을 주도한 경영진의 의사 결정 과정과 소통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임직원 익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잇따르면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의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망을 뒷받침하는 정황들도 포착되고 있다.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는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다”, “시키는 대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내부자의 자조 섞인 발언이 올라왔고, 이는 리더십 아래서 의사결정이 강압적으로 이뤄졌다는 인상을 준다.

또 다른 직원은 특정 임원이 영입된 뒤 같은 회사 출신 인재들이 다수 카카오에 합류한 점을 지적하며, “일부 임직원을 서비스 직군으로 채용한 뒤 개발 직군으로 전환시키는 식의 편법이 있었다”는 내용도 전해진다.

이런 행보가 카카오의 핵심 문화인 수평·자율 조직 원칙과 정면충돌했다는 주장이다.

이번 카카오톡 대개편 또한 사용자 테스트(UT) 과정에서 일부 내부 반대 의견이 제시됐으나, 이를 충분히 조율하거나 재검토할 결정 축이 미비했다는 불만도 나온다. 다만 이는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내부 의사소통 체계를 토로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본지 취재 결과 개편 추진 과정에서 일부 구성원들이 방향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특정 인물의 독단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카카오처럼 규모가 크고 복합적인 조직에서는 개별 임원의 판단만으로 주요 서비스가 결정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회사 내에는 경영진 협의체, 이사회 등 여러 단계의 의사결정 구조가 존재하며, 주요 서비스 정책은 검토·심의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내부 비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특정 인물의 독단이나 폐쇄적 리더십으로만 귀결짓는 해석은 다소 단편적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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