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현대차 부품 업체 두원공조-현대케피코 '기술탈취'...공정위 고발 요청
하도급법 위반으로 지난달 30일 의결
의무고발요청제도에 따라 고발 확실시
김재훈 기자
kjaehun35@gmail.com | 2025-10-01 09:31:04
[HBN뉴스 = 김재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1일 중소기업의 기술자료를 무단 유출하고 유용한 혐의로 ㈜두원공조와 ㈜현대케피코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요청한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지난 달 30일 '제31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를 열어 두 회사가 '하도급거래 공정화법'(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피해와 사회적 파급 효과를 고려해 공정위 미고발 사건에 대해 중기부가 고발을 요청할 수 있는 '의무고발요청제도'에 따른 조치다. 공정위는 관할 법 위반과 관련해 전속고발권을 가지고 있으며 중기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검찰에 의무적으로 고발해야 한다.
두원공조는 현대자동차 부품협력업체이고 현대케피코는 현대차그룹 차 부품 생산 계열사다.
중기부에 따르면 자동차용 공조시스템 제조업체인 ㈜두원공조는 차량용 냉난방 장치 금형 제작을 위탁하면서 기술 탈취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2023년까지 7개 수급사업자에게 99건의 금형 도형을 요구하면서 '기술자료 요구 목적', '권리 귀속관계', '대가' 등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2022년 3월부터 2023년 4월까지 5개 수급사업자로부터 17건의 금형 도면을 제공받았으나 비밀 유지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또 3개 수급사업자와의 합의 없이 금형 도면 5건을 해외 계열사에 세 차례 제공했으며, 수급사업자 동의 없이 금형 도면 1건을 경쟁사업자에게 제공해 금형을 수리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이런 위반 행위로 지난 6월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명령과 3억90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지만 검찰 고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전기차용 모터제어기 등 자동차 엔진 부품을 제조하는 ㈜현대케피코는 3개 수급사업자에 금형 제작을 위탁하며 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 ▲기술자료 요구서면 미교부 및 비밀유지계약 미체결 ▲기술자료 제3자 제공 ▲부당 특약 설정 등으로 지난 7월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명령과 4억74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두 개 회사에서 자동차 금형업계에서 관행처럼 발생하는 대표적인 기술 탈취 행위가 조사 결과 드러났다"며 "앞으로 기술 탈취 사건이 근절돼 공정한 거래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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