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자체 점검서 60억 횡령 정황...사전 예방체계는?
준공 후 업무 이관 과정서 60억 횡령 정황 자체 발견
작년 30억 사건과 적발 경로 달라...사전 예방 강화 과제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10-23 11:02:58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자체 업무 점검 과정에서 토지보상금 60억원 횡령 정황을 발견해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해 30억원 횡령 의혹이 거래처 민원을 계기로 드러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공사 내부에서 이상 정황을 파악했다. 다만 수년에 걸친 횡령 의혹이 제기된 만큼, 자금 집행 단계에서 부정행위를 미리 걸러낼 수 있었는지도 짚어볼 대목이다.
23일 한국도로공사는 HBN뉴스의 질의에 “서울경기본부에서 용인구리건설사업단 준공 후 이관 업무처리 중 관련자의 횡령 정황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횡령 혐의를 받는 직원은 서울·세종고속도로 용인·구리 구간의 토지보상 업무를 담당하면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관련 서류를 위조·변조해 보상금 6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12일 경찰에 고소했으며, 현재 특별감사와 토지보상금 관련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외부 민원이 아닌 공사 내부의 업무 이관 과정에서 정황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지난해 사건과 차이가 있다. 기존 내부통제위원회의 위험관리 체계가 적발에 직접 기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5년에는 수도권 한 지사에서 경리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의 30억원 횡령 혐의가 드러났다. 도로공사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2024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14개월 동안 113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에서는 정상적인 펌뱅킹 전표 대신 허위 일반 전표를 작성하고, 지급 계좌를 본인이나 친족 명의로 변경하는 수법이 확인됐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3월 계약대금이 입금되지 않았다는 거래처 민원이 접수된 뒤 감사를 통해 횡령 정황을 파악했다.
이후 해당 직원을 파면하고 고발했다. 자체 감사에서는 부서장들이 자금 집행 업무를 담당 직원에게 사실상 일임하면서 전표 심사와 결재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사실도 확인됐다.
도로공사는 이 사건을 계기로 회계 책임자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토지보상금 횡령 의혹만으로 지난해 개선책의 실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도로공사는 본지에 “해당 사건은 재발방지대책 수립 이전 발생한 사건이며, 횡령수법은 수사기관 수사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수법과 각 부정 지급의 발생 시점, 개선책 시행 시점과의 관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로공사는 내부통제 체계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나서왔다. 지난해 6월 열린 내부통제위원회에서는 총 206건의 내부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야별로는 윤리경영 196건, 재무회계 3건, 안전관리 2건, 정보보안 5건이었다. 각 항목의 관리 범위와 통제 수준은 공개된 수치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이번 특별감사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사는 운영예규 제정과 임직원 교육 확대, 취약업무 절차서 마련, 부서별 통제이행 점검제도 등을 추진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번 특별감사에서 토지보상금 지급과 공탁 과정의 확인·승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살피고, 관리·감독 책임 규명과 부당 지급액 회수, 재발 방지 조치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로공사는 보상금 지급 절차와 관련한 내부통제 운영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감사 결과를 토대로 문제 발생 지점을 확인하고 공사와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특별감사는 토지보상금 지급과 공탁 과정의 확인·승인 절차를 점검하고, 자금 집행 단계에서 부정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지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확인된 취약점과 개선 방안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공공기관에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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