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소액주주, 김준기·김남호 부자 보수 산정 항소심 돌입 앞과 뒤

경제개혁연대·소액주주 "법원, 형식 논리만 수용" 반발
절차 충족 시 위법성 인정 어려워, DB "재판서 밝힐 것"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4-14 10:56:50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미등기임원 보수를 둘러싼 법적 기준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DB하이텍의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남호 명예회장 부자의 고액 보수 지급을 둘러싼 주주대표소송이 항소심으로 넘어가면서 ‘절차적 합법성’과 ‘실질적 정당성’의 경계에 대한 사법 판단이 주목받고 있다.


14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 소액주주 측 법률 대리인은 지난달 27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이 내린 1심 원고 패소 판결에 불복해 지난 10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DB하이텍 부천캠퍼스 [사진=DB하이텍]

 

이번 사건은 미등기 임원인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남호 명예회장이 최근 4년(2021~2024년)간 수령한 막대한 보수를 두고 벌어진 주주대표소송이다. 소액주주들은 이들이 302억 원의 배당금 외에 238억 원의 보수를 추가 수령한 것을 두고, 등기임원과 마찬가지로 주주총회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상법 제388조에 따른 주주총회 결의 대상인 ‘이사의 보수’에 미등기 임원은 포함되지 않아 이는 경영진의 재량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사내 임원 보수 지급 규정 절차를 따랐으며, 지급된 보수가 현저히 불합리해 회사 이익을 해쳤다는 점을 원고 측이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와 소액주주단은 1심 법원이 실질적인 보수의 적정성은 외면한 채 사측의 형식 논리만 수용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항소심에서 임원 임면 등 지배주주로서의 관행적 권한 행사를 실질적 노동으로 보기 어려운 점,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DB Inc. 임원 겸직에 따른 중복 보수 수령 문제, 그리고 대표이사 임면권을 쥔 지배주주가 자신의 보수를 결정하는 구조적 한계 등을 근거로 위법성을 다툴 계획이다.

항소심 돌입과 함께 시장 일각에서도 실질적인 보수 정당성에 대한 핵심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남호 회장의 보수 산정에 있어 동일 직무나 유사 규모 기업과 비교할 수 있는 타당한 벤치마크 등 객관적 기준이 존재하는지, 등기이사 업무와 명확히 구분되는 미등기임원으로서의 수치화된 구체적 기여도를 입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유사한 지배구조 논란을 살펴보면 ‘형식적 적법성’과 ‘실질적 정당성’ 간 괴리가 반복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부 규정이나 이사회 승인 등 절차를 갖춘 경우 법적 위법성은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많지만, 보수 수준이 경영 성과와 괴리되거나 책임 부담 없이 유지되는 구조에 대해서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이 과정에서 보수를 결정하거나 견제해야 할 이사회·감사기구 역시 지배주주의 영향력 아래 실질적 통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한 HBN뉴스의 질의에 대해 DB그룹은 “재판 과정에서 소상히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쟁점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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