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오너 일가 주식담보 대출액 1조5000억원…롯데관광개발 ‘최대’
CEO스코어, 중견그룹 83곳 오너가 주식담보 조사
박정수 기자
press@hobbyen.co.kr | 2023-10-18 10:45:10
[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국내 중견그룹 83곳의 오너 일가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 금액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공정자산 2조원 이상(6월 말 기준) 중견그룹 103곳 가운데 상장 계열사가 1개 이상 있는 8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 9월 말 현재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금액(계열관계사 담보제공 제외)은 1조4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당시(1조1256억원)보다 31.4% 늘어난 수치다.
기업별로는 롯데관광개발(LT)그룹(94.9%)이 가장 높았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의 주식담보 비율은 97.5%였고, 배우자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는 100%, 자녀인 김한준 롯데관광개발 대표와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는 각각 100%, 65.7%로 나타났다.
오너 일가가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담보로 제공한 그룹은 LT그룹을 비롯해 한미약품, 코스맥스비티아이, NICE, 한국콜마 등 9곳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오너 일가가 보유한 주식에 대한 담보 비중이 높은 것은 해당 기업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그만큼 공고하지 못하다는 것이 CEO스코어 측의 설명이다.
지난달 기준 주식담보 비율 상위 10곳은 한미약품(85.9%), 코스맥스비티아이(75.7%), NICE(74.2%), 한국콜마(70.0%), 현대(66.9%), 조선내화(55.7%), 파라다이스(52.4%), 동아쏘시오(52.0%), 한일홀딩스(45.3%)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과 조선내화, 파라다이스, 동아쏘시오 4곳은 지난 2020년 주식담보 비율이 50% 미만이었지만, 3년 새 절반을 넘겼고, 같은 해 주식담보 비율이 50%를 넘었던 한일홀딩스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 2020년 대비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한미약품으로, 33.6%에서 올해 9월 85.9%로 늘었다. 또 풍산(19.6%포인트↑), 이지홀딩스(16.5%포인트↑), 화승(15.0%포인트↑), 동아쏘시오(14.9%포인트↑) 등도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출액 기준으로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1678억원으로 가장 많고,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1317억원)이 뒤를 이었다. 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720억원, 6위)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680억원, 7위)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외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938억원),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894억원), 현정은 현대 회장(524억원), 방시혁 하이브 의장(495억원)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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