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AI 주권' 가시화...SK,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축 부상

SK-OpenAI, 글로벌 AI 인프라 동맹 시동
AI사용국에서 AI인프라 공급국으로 도약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5-10-02 10:52:55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인공지능(AI) 주권, 즉 AI 공급망과 인프라를 주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비전이 점차 구체적인 성과로 현실화되고 있다. SK그룹이 OpenAI와 함께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한 공급 계약을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샘 올트먼 OpenAI CEO를 만나 ▲AI용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 ▲전남 지역 서남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SK그룹]
이번 협약은 차세대 AI를 구동하기 위한 물리적·디지털 인프라 공동 개발 프로젝트(스타게이트)의 일환으로, 정식 계약 이전 단계지만 구체적 실행을 위한 실무 논의가 본격화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평가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는 향후 4년간 약 5000억 달러(약 69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대한민국 연간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단일 AI 인프라 프로젝트로는 전례 없는 초대형 계획이다.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 등 AI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규모 글로벌 협력 구상으로 꼽힌다.

특히 OpenAI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추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파트너로 참여한다.

OpenAI가 요청한 물량은 월 90만 장(웨이퍼 기준)에 달해 전 세계 HBM 생산능력의 2배 이상 규모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적기 대응을 위한 확장형 생산 체제를 마련하고, OpenAI의 AI 가속기(GPU) 확보 전략에도 협력할 방침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떠받치는 전략적 공급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SK텔레콤은 OpenAI와 함께 전남 서남권에 전용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해 ‘한국형 스타게이트(Stargate Korea)’를 추진한다.

이 센터는 AI 학습·추론·응용을 위한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되며, AWS와 함께 건설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와 함께 동서축 AI 인프라 벨트를 형성한다.

SKT는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헬스케어·고객센터 등 산업별 AI 응용 사례를 검증해 국가 차원의 AI 실험장(Testbed)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번 협력은 미국의 AI 기술(OpenAI), 한국의 반도체(SK하이닉스), 통신 인프라(SKT)가 결합한 형태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인프라가 통합된 새로운 AI 동맹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공급계약을 넘어, 공동 개발·공동 운영·공동 표준화로 확장되는 협력 구조다. 정부가 추진 중인 ‘AI 3대 강국 전략’ 역시 글로벌 테스트베드 부족이 가장 큰 과제로 꼽혀왔던 만큼, 이번 프로젝트가 그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각각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영역에서 OpenAI와 협력하면서, 한국은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국가에서 벗어나 AI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의 글로벌 공급망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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