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3세, 신상열 농심 전무 vs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에 직면한 도전
미국 컬럼비아 대학 동문, 오너 3세 공통점
한류 덕에 실적은 고공행진, 신사업은 불안
글로벌 감각 등 잠재적 재능은 충분하지만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5-11-28 11:01:27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국내 라면 산업의 양대 축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서서히 3세 후계구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신상열 농심 부사장(1993년생)과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1994년생). 두 사람 모두 입사 6~7년 만에 ‘초고속 승진’ 을 거듭해 왔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실적은 전례 없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에게 직면한 도전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농심 3세 신상열, 스마트팜부터 건기식·펫푸드까지 전선 확장
농심은 최근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을 내년 1월1일자로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킨다. 2019년 입사 이후 6년 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신 전무는 그룹의 신동원 회장 장남이자 ‘오너 3세’로서, 현재 농심의 신사업 전략 컨트롤타워인 미래사업실을 이끌고 있다.
그의 주력 분야는 스마트팜, 건강기능식품(라이필), 펫푸드 등이다. 스마트팜은 오만·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시장에서 MOU를 체결하며 글로벌 진출의 물꼬를 텄고,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은 ODM(노바렉스) 협업을 통해 체지방 보조제·단백질·콜라겐 제품군으로 확장했다.
또한 사내벤처 ‘반려다움’을 통해 펫푸드 스타트업 투자까지 손을 뻗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비건 식품’처럼 성과가 부진한 사업에서는 빠른 철수로 전략 전환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의 비건 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은 지난해 12월 30일 적자 누적으로 문을 닫았다.
◆ 삼양 3세 전병우, ‘불닭 신화’의 후광 속 의문부호
삼양식품의 전병우 상무는 경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25세에 입사해 2022년 상무로 승진, 현재 헬스케어BU장·CMO·COO 등 주요 직책을 겸임 중이다. 하지만 대표이사로 있었던 삼양애니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신사업 라면 브랜드 ‘맵탱’도 부진했다.
현재 주력 중인 헬스케어 사업은 CJ·롯데 등 대기업들이 철수했던 고위험 시장으로, 투자 대비 성과가 미미하다.
현재 농심과 삼양식품의 영업실적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농심의 최근 실적은 2025년 3분기 매출액 8712억 원, 영업이익 5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44.6% 증가했다. 삼양식품의 최근 3분기 실적은 매출 6320억 원, 영업이익 13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4%, 50% 증가하며 크게 성장했다.
K-라면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수출 1위를 기록했고, 삼양 ‘불닭’과 농심 ‘신라면’은 각각 글로벌 매운맛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의 대부분은 기존 히트 브랜드의 관성 덕분”이라고 진단한다.
삼양은 ‘불닭’, 농심은 ‘신라면’이 여전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신상열·전병우 두 후계자가 추진 중인 신사업은 아직 수익 모델이 불안정하다.
두 사람은 모두 미국 컬럼비아대 출신으로 글로벌 감각과 학문적 역량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재능과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신사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입증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신중한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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