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연임에 제동 걸리나…시민단체 잇따라 반발

시민단체, “횡령·정치자금법 위반, 연임 부적절” 주장

이길주

gaeloung@gmail.com | 2023-01-06 13:51:59

[하비엔=이길주 기자] 구현모 KT 대표 연임 여부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참여연대와 KT새노조, 민주노총, 재벌개혁경제민주화네트워크가 ‘연임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여연대 등 이들 단체들은 최근 성명을 통해 ‘횡령·정치자금법 위반 KT 구현모 대표이사 연임 시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KT 이사회는 앞서 지난해 12월28일 구현모 현 대표이사를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대표이사 후보로 추대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하다”며 “의결권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자격없는 구 대표 연임을 반대하며 국민연금이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 KT 등 지배구조 문제기업에 대해 단순 의결권행사를 넘어 주주제안 등 적극적 주주활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구 대표는 KT의 비자금 조성 당시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본인 명의 계좌로 국회의원 후원금을 보내는 것을 묵과하는 등 정치인 불법 후원에 가담해 현재 이와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다”며 “KT 이사회의 구 대표 연임 결정은 여러모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자기편 인물로 장악해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보다 기업을 사실상 사유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것은 건전한 기업경영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독립적이지 못한 이사회는 방만한 경영을 불러오고, 이는 한국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결정적인 독소가 돼 왔기에 이젠 이런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와 KT 등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며 “외부인의 참여를 제한하거나 내부인을 차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셀프 연임’에 대한 우려가 없도록 지배구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앞에 걸려 있는 현수막. [사진=이길주 기자]


이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구 대표가 셀프 연임 논란을 의식한 듯 복수 후보 심사를 요청했지만, KT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가 사내외 공모와 심사 일정 등의 계획을 공지하지 않아 ‘시늉만 낸 경선’이었다는 비판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KT새노조 역시 별도 논평을 통해 “정치권이 국민기업 KT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민영기업임을 내세워 내부견제는 하지 않은 채 횡령 사범을 연임시키는 이사회의 행태 또한 단호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KT 대표 선임과 연임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큰 이슈거리가 됐다”며 “국민기업을 자처하는 KT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대표이사 선임에 더욱 신중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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