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K2 전차', 중동까지 접수할까
중동 지정학 불안·군 현대화 수요 맞물려 K2ME 수출 기대감
연매출 6조·영업익 1조 전망, 사막 환경 최적화·납기 경쟁력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5-09-19 15:11:21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이어 중동 시장까지 K2 전차 수출 가능성을 넓히면서 ‘K-디펜스’의 글로벌 위상을 키우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속에 중동형 전차 수요가 부각되는 가운데, 올해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KB증권은 현대로템이 폴란드와의 2차 이행계약(8월 체결)에 이어 중동에서도 K2 전차 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동 시장에서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K2ME(중동형) 전차 수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
현대로템은 지난달 1일 폴란드 군비청과 8조9814억원 규모의 K2전차 2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180대 K2전차와 81대 교량·구난·장애물개척용 계열전차 및 기술이전, 후속 군수지원이 포함됐다.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 계약은 단순 납품을 넘어 ‘K-디펜스’의 체계적 경쟁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지상 전력 증강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유럽 주요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한국 방산기업들이 ‘합리적 가격+검증된 성능’으로 빠르게 빈틈을 메우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기존 전차의 노후화, 혹독한 사막 환경이라는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며 ‘중동형(K2ME)’ 전차의 수요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동 주요 국가는 지정학적 긴장과 군 현대화 수요에 힘입어 18조 원에 달하는 전차 교체 및 신형 도입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K2ME는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모래폭풍 등 사막 환경 최적화를 위해 엔진·변속기 등 파워팩 냉각 성능을 비약적으로 개선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국산 파워팩이 적용되면서 현지 운용과 유지보수 효율성도 대폭 강화됐다.
K2ME는 이미 튀르키예의 고원 사막지대에서 실전 같은 평가를 성공적으로 통과하며, 혹독한 중동 현지 조건을 만족시킨 전차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미국 등 기존 강국의 수출 규제, 생산 병목 등으로 신속 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을 모두 확보한 K2ME의 시장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대로템도 최근 폴란드와 체결한 2차 이행계약을 바탕으로 중동 국가들에서도 대형 전차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이 회사의 올해 실적은 매출 6조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이클이 본격화하면 현대로템은 한국형 전차의 글로벌 표준화를 이끌 주요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며 “중동형 K2 전차의 성공적 수출은 K-방산 전체의 경쟁력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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