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중간요금제, 통신요금 인하 없는 ‘담합·기만’ 행위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 원하는 중간요금제 출시 촉구

이길주

gaeloung@gmail.com | 2023-04-27 13:51:03

[하비엔뉴스 = 이길주 기자] 최근 이통3사에서 내놓은 중간요금제는 기존 중간요금제와 별 차이가 없는 ‘무늬만 중간요금제’에 그치는 담합행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이통3사의 통신요금 인하없는 중간요금제 출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그동안 이통3사가 적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저렴한 요금제와 대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비싼 요금제만 출시해 요금제 가입을 유도해 왔다”며 “이번에 출시한 중간요금제도 고가의 요금제는 그대로 유지해 저렴하고 합리적인 요금제 출시를 바랐던 소비자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이통3사 중간요금제.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SK텔레콤의 5G 맞춤형 요금제는 총 4종으로, 내달 1일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새로 나올 중간요금제는 기존 베이직 플러스 요금제(5만9000원)과 5GX 레귤러(6만9000요금제) 사이에서 데이터만 다양해졌을 뿐이다.


또 내달 2일 중간요금제 출시를 앞둔 KT도 지난해 8월 출시한 5G 중간요금제 월 6만1000원 30GB에 이어 30~110GB 구간에 총 5종의 중간요금제를 제공하지만, SKT의 중간요금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LG유플러스도 지난 11일 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인 생애주기별 5G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6만~7만원대 5G 중간요금제 4종 뿐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통3사의 이같은 담합행위는 일본 이동통신 4사와 비교해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19년 10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단말기대금과 통신요금을 분리하도록 해 일본 정부가 나서 대리점 및 기업간 경쟁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통신사의 의무약정기간과 위약금이 폐지됐다.

이에 따라 일본 소비자는 언제든 위약금 없이 자유롭게 통신사를 옮길 수 있고, 통신사들은 담합행위 없이 무한 경쟁에 나서게 됐다. 이후 일본 이동통신 4사는 앞다퉈 통신요금을 내렸고, 실용적인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사는 지난 2021년 3월 실용적인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후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4억엔(한화 약 509억원) 정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저렴하고 합리적인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면 기업매출에 영향을 준다는 이통3사의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주장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소비자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담합행위로 내놓은 일방적인 중간요금제는 소비자의 불신만 초래할 뿐이다”라며 “이통3사는 꼼수 중간요금제를 즉각 철회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저렴하고 실용적인 3만원-30GB의 중간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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