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른자’ 수주전 앞둔 포스코, 추락한 기업 이미지에 ‘발목’ 잡히나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서 ‘무리한 수주’ 행위로 잇단 잡음
‘금품살포’ 혐의 검찰 송치에 조합 ‘입찰참여 금지’ 조치
포스코건설, ESG경영 강화 등 기업 이미지 쇄신에 총력

윤대헌

gold7112@gmail.com | 2022-08-26 14:21:28

[하비엔=윤대헌 기자] 올 하반기 서울 최고 ‘노른자’로 꼽히는 한남2구역과 방배신동아, 신당8구역 등의 수주전을 앞둔 포스코건설이 추락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포스코건설은 정비사업장에서 잇따른 ‘무리수’로 잡음을 일으켜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 6월 GS건설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시공자 선정을 마친 대전 도마변동5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장에서 조합 방침에 따라 입찰 참여를 금지당했다.

 

▲ 포스코건설.
조합은 앞서 입찰 공고를 통해 3년 내 금품·향응 제공으로 시공자 선정이 취소되거나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법원으로부터 시공자 선정 무효 판결을 받은 기업을 배제한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조합에서 내세운 두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돼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대형 건설사가 입찰 단계에서 배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의 불법행위로 사업 자체가 어려워지는 선례가 누적되다 보니 조합으로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대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또 지난 2020년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수주 당시 세대당 3000만원의 민원처리비를 제시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위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부산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총회의 효력을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지시켰었다.


이후 부산고등법원 민사5부(부장판사 김민기)는 지난 8일 대연8구역 시공사 선정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1심 결정을 취소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이 수주 당시 제안했던 대안 설계까지 인허가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조합원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결국 대연8구역 재개발 조합은 기존 설계안을 건축심의에 상정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조합원안 대비 약 200세대가량 세대수를 늘리겠다고 했던 포스코건설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사업성 하락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포스코건설의 잡음은 이뿐 아니다. 포스코건설은 광주 풍향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살포해 조합원을 매수하는 등 불법홍보를 했다는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포스코건설 관계자와 하청업체 관계자 등 10명을 도시 및 주거환경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을 상대로 현금을 살포하는 영상과 조합장을 상대로 명품 가방을 전달하려 했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결국 사업 지연을 우려한 조합측에서는 임시총회를 통해 포스코건설의 시공자 선정을 취소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현재 이 사업은 지난해 10월 말 새로운 시공사를 재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시기가 2019년 11월인 만큼 2년간 사업 공백이 발생한 셈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 측은 “해당 사업지는 지난 5월 광주지방검찰청으로부터 무혐의 종결 판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측구역에서도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조합과 수 년째 법정 공방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4년 시공자로 선정된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사업자금 보증 문제로 시공계약을 해지 당한 후 이에 따른 책임을 물어 320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이 소송은 법원 판결에서 배상금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지만, 당초 청구액이 공사비의 절반에 달하고, 조합원 1인당 수 억원에 해당돼 ‘대형 기업의 갑질’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 올해 하반기 시공사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는 서울 서초구 방배신동아아파트 전경. [사진=포털사이트]


이같은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은 지난 3일 열린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시공자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다. 또 서울 서초구 방배신동아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에서는 홍보관까지 건립하는 등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특히 최근 추락한 기업 이미지 쇄신은 물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같이 짓는 가치’를 비전으로 선포하고, ESG 경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의 이같은 분골쇄신은 그러나 시장에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정비사업에 있어 시공사가 조합원들에게 제공하는 ‘무리한 혜택’은 아파트 분양가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부메랑처럼 전가돼 결국 사업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최근 정부 차원에서도 재건축·재개발 비리 근절에 적극적인 만큼 건설사들은 수주를 위한 무리한 경쟁보다는 현실적으로 각성해야 한다는 것이 정비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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