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원 세종대 교수, 물리 과목이 대학 학업 출발선 갈라
교육 경험 따라 최대 44.7%p 차이
한주연 기자
dlarkdmf15@naver.com | 2025-11-14 16:10:43
[HBN뉴스 = 한주연 기자] COVID-19 팬데믹 시기를 거친 2024년도 대학 신입생들의 물리 과목 기초 개념 이해도가 성별, 고교 과목 이수 여부, 사교육 경험에 따라 극심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대학교(총장 엄종화) 장혜원 교수와 가천대학교 조우람 박사는 2024년도 신입생 1,02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모든 교육 기회를 활용한 남학생과 그렇지 못한 여학생 간의 예상 성취도 격차가 최대 44.7%p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적으로 활용되는 '힘 개념 검사(Force Concept Inventory, FCI)'를 사용해 학생들의 물리 개념 이해도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물리 교육을 받지 않은 여학생의 예상 정답률은 27.3%에 불과한 반면, 물리I, II를 모두 이수하고 모든 사교육 기회를 활용한 남학생의 예상 정답률은 72.0%에 달해, 대학 입학 출발선에서부터 거대한 학력 격차가 존재함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
다중회귀분석 결과, 학생들의 물리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물리I 이수 여부'(+12.0%p)였다. 이는 '성별(남학생)'(+11.9%p)이 미치는 영향력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고등학교 물리I 과목 이수 자체가 성별 격차만큼이나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물리II 이수'(+6.5%p) 역시 주요 변수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교육 방식에 따른 차이다. '온라인 사교육'(+8.3%p)과 '대면 사교육'(+5.5%p)은 모두 학생들의 성적에 뚜렷한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
반면, 학교에서 진행된 '물리I 온라인 수업'은 오히려 대면 물리 수업에 비해 부정적인 경향(-2.5%p, p=.079)을 보여, 공교육 원격수업의 질적 개선이 시급함을 드러냈다. 이는 향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따른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의 효과성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고교학점제' 운영에 참고할 수 있는 실증적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 운영에 있어 교원 수급 문제나, 지역 및 학교 여건에 따른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 문제가 주요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교사 수급 등의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의 효과성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실험·실습이 핵심인 물리 과목의 운영 방식과 관련해, 이번 연구는 온라인 수업의 효과성을 점검하고 질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공교육 온라인 수업'은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부정적 경향을 보여 향후 공교육 원격수업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장혜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등학교 시절의 물리 과목 이수 경험이 대학 학업의 '출발선'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며, "특히 물리I 이수 효과가 성별 격차와 맞먹을 정도로 크게 나타난 만큼,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 특히 여학생에게 물리 과목 이수 기회를 보장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물리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새물리(New Physics: Sae Mulli)' 2025년 10월호(Vol. 75, No. 10)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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