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권에 자기자본 확충 주문…위기대응에 선제적 조치

SVB·CS사태 등 글로벌금융 불안 확산에 따른 선제적 조치
성과보수체계 공시 강화·희망퇴직금도 국민정서에 맞춰야

송현섭

21cshs@naver.com | 2023-03-16 15:46:28

[하비엔뉴스 = 송현섭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 SC(크레딧스위스) 사태 등 위기상황에 대응해 자기자본 확충 등 선제적 조치를 주문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었다.
 

 지난 15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번 회의는 은행권의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제도정비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은행권에서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건전성 제도정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는데, 지난 2016년 도입 이후 활용되지 않았던 경기대응완충자본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신용 팽창기에 추가 자본을 적립해 지나친 신용 확대를 억제하고, 신용 축소 또는 경색기에는 적립된 자본을 해소해 신용공급을 원활하게 운용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급증한 여신이 부실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올 2∼3분기 안으로 현재 0%인 경기대응완충자본에 은행권의 추가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해외사례를 참고해 경기 흐름과 무관한 돌발적인 외부 충격에 대비해 상시적으로 경기중립 완충자본 도입도 추진한다.

당국은 은행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제도 역시 새로 도입하는 등 일련의 자기자본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외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해 기존 충당금제도 정비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SVB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 우려가 높아진 만큼 금융권의 건전성 제고가 중요한 시점이다”라며 “은행권의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자본 건전성 확충과 대손충당금 적립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SVB사태를 계기로 스몰 라이선스·특화전문은행 도입 논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당초 계획대로 6월 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는 5대 시중은행 성과급 포함 은행권 보수체계 현황을 공유하며 성과보수체계 공시 강화와 함께 희망퇴직금도 주주·국민 정서에 맞춰 개선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의 대규모 수익은 코로나·저금리로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금리상승 등 외부요인이 영향을 미쳤고, 성과급 역시 사실상 고정급화됐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성과보수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은행권 스스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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