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곡1구역 조합, 논란 잠재울 ‘투명한 해법’ 촉구…경찰 ‘공정수사’ 탄원

조합-시공사, 조합원 의결 패싱한 ‘수 십억 돈거래’ 법적 공방
조합, “3월 초 새 조합 구성 전, 경찰 부실수사 의혹 해결해야”

윤대헌

gold7112@gmail.com | 2022-02-03 15:50:48

[하비엔=윤대헌 기자] 조합 안팎에서 불거진 각종 악재로 도시환경정비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신월곡1구역과 관련, 조합원들이 최근의 논란을 잠재울 ‘투명한 해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앞서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집행부의 비리를 시공사가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지난 2018년 이모 조합장이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 판결을 받은데 이어 최근 두 번째 조합장마저 교체 위기를 겪고 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26일 현 조합장과 임원을 해임하는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늦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이 더 늦어질 것을 우려해 조합장 해임투표는 무산됐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앞두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신월곡1구역에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소재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감도. [사진=성북구청]


▲ 조합, 조합원 의결없이 시공사로부터 거액 차입
현재 해임 위기에 몰린 김모 조합장은 조합원 총회의 의결없이 시공사인 롯데건설로부터 수 십억원을 불법 차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게다가 차입한 돈을 임의로 선정한 협력업체에 지급하고, 총회에서 의결된 액수보다 많은 돈을 용역비로 썼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모 조합장은 지난 2019년 취임 이후 롯데건설로부터 차입한 액수가 수 십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8년 추진위원회 당시 시공사와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차입한 액수는 이보다 수 십억원 넘게 차입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법적으로 유효한 총회결의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 차입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은 이뿐 아니다. 총회의결이나 입찰과정 없이 협력업체를 선정하는가 하면, 통상적인 액수를 훌쩍 넘는 용역비가 지급됐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로 판명되면 이는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일정 금액 이상의 공사는 협력업체 선정 때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한 일반입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 성북구신월곡1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원들은 김모 조합장을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서울종암경찰서에 고소했다. [사진=조합원]


▲ 경찰 ‘편파수사 의혹’에 검찰이 나서 보완수사 지시
이로 인해 조합 측 관련 사안은 현재 서울종암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경찰은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이를 검토한 검찰이 ‘수사가 미진했다’는 이유로 보완수사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조합 측의 비리 혐의를 고발한 조합원들은 그러나 경찰의 수사를 신뢰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조합원들은 국무총리실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경찰의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 조합원은 “경찰에 증거까지 제시하며 수사를 요구했지만, 현재로선 수사가 미진한 상황이다”라며 “이는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봐주기 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오는 3월 3일 새로운 임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조합원들은 선거 이전에 수사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선거 이후로 수사가 늦춰진다면 또 다른 논란으로 인해 정비사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주택정비사업은 조합원들의 꿈과 땀을 보듬는 사업이다. 따라서 조합은 조합원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조합원들의 뜻과 관계없이 돈을 빌려 특정 업체에 이익을 주는 행위는 죄악에 해당되는 만큼 지금이라도 조합 집행부는 진실한 자세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찰 역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하루빨리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통해 조합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롯데건설의  ‘조합 유착’ 의혹, 명확한 근거 내놔야

시공사인 롯데건설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합 측과의 유착’ 의혹을 벗기 위해서는 어떤 근거와 경위로 차입금을 내줬는지를 명확하게 밝혀 대기업으로서의 도리를 다 해야 한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신월곡1구역의 경우 오랜 시간 도시환경정비사업이 미뤄진 만큼 더 이상의 잡음 없이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며 “특히 내달 초 새롭게 구성되는 조합 집행부는 모든 논란이 해소된 상태에서 조합원들이 누려야할 권리만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월곡1구역은 하월곡동 88-142번지 일대 5만5112㎡ 부지에 아파트 2200여 가구와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도시환경정비사업이다. 이 지역은 특히 길음역 초역세권으로 완공 후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곳이다.

 

하지만 지난 2009년 롯데건설·한화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한 이후 온갖 잡음과 논란으로 현재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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