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김태현 기자] 올해 민간 분양 아파트가 청약경쟁률과 당첨가점 모두 전년 대비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이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분양가 상승, 주택시장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에 비해 청약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전국 민간 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9대1로, 2021년 경쟁률(19대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또 같은 기간 당첨가점 평균도 2021년 34점에서 11점 하락한 23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3개 단지(래미안원베일리, 힐스테이트초월역, 오포자이디오브)에서 만점(84점) 당첨자가 나왔던 것과 달리 올해는 80점 이상의 당첨자조차 전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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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민간분양 아파트 전경. [사진=셔터스톡] |
이는 고가점 통장이 몰리는 서울 주요 정비사업 단지들의 분양 일정이 지연된 데다, 일부 수요가 사전 청약으로 분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단지별 가점 편차도 확대됐다. 주거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아파트로 고가점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는 중소단지에 비해 가점 하락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단지 규모별 아파트 당첨가점 평균을 보면, 1500가구를 초과한 단지는 전년과 동일하게 가장 높은 수준(41점)을 유지했다. 반면 300가구 이하 소규모 단지의 당첨가점 평균은 2021년 27점에서 2022년 18점으로 대폭 낮아졌다.
이 때문에 올해는 청약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점이 높은 통장 사용도 현저히 줄면서 예년에 비해 당첨 확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주거 선호도가 높은 대규모 및 정비사업(재건축 · 재개발) 아파트, 가점제 비중이 큰 전용 85㎡ 이하 주택형을 중심으로 고가점 통장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점이 낮은 수요는 추첨제 비중이 높은 전용 85㎡ 초과 주택형이나 중소 단지, 비교적 선호도가 낮은 평면을 선택하는 것이 틈새 전략 중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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