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역대 최대 2%p…환율상승·자금유출 ‘우려’
박정수 기자
press@hobbyen.co.kr | 2023-07-27 09:05:29
[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정책금리(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한·미간 역대 최대 폭을 또 다시 경신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반년 가까이 기준금리 3.50%를 고수하고 있어 향후 환율인상과 자금유출이 우려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 25∼2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0.25%p 상향했다. 이는 약 15개월 만의 금리 인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단기간의 사회적 비용보다 인플레이션 통제 실패에 따른 장기적인 사회적 비용이 훨씬 클 것이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내려간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을 유지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특히 오는 연말까지 추가적인 금리 인상도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오는 9월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이번 인상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한·미 금리차로 인한 환률 상승과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출 우려다.
한은은 그러나 현재 환율이나 자금 흐름이 눈에 띄게 악화 조짐이 보이지 않아 미국과의 격차에 곧바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270∼1280원대까지 내려갔고, 외국인 증권(채권+주식)투자 자금은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순유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5월 초 이후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75%p에 달했지만, 5월과 6월 모두 자금 유입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안심할 수도 없다. 지난달 순유입 규모가 5월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주식의 경우 3월(-17억3000만달러)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순유출(-3억1000만달러)로 돌아섰다.
현재의 한·미 금리차와 향후 추가 인상을 고려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은 물론 주식이나 채권 시장에 외국인이 돈을 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국내 가계부채 문제도 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3월까지 계속 줄다가 4~6월 사이 점차 늘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기준금리 재인상이 현재의 어려운 국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또 신용 경색으로 인해 제2의 레고랜드나 새마을금고 사태, 부동산PF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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