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기 칼럼⑫] ‘어린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에 대하여

-현대과학적 논문 근거를 갖춘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수술 한약 치료법
-'레그-칼베-페르테스병' 비수술 초기 약물 치료와 수술 이후 후유증 최소화를 위한 재활 관리

허인희 기자

press@hobbyen-news.com | 2025-09-12 10:04:48

지난 20년 동안 미국 양궁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2011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하였고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대기록까지 가지고 있는 미국 양궁의 간판스타 브래디 엘리슨(Brady Ellison)은, 2024년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 결승 경기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김우진 선수와 숨 막히는 세기의 명승부를 펼쳐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선수이기도 합니다. 브래디 엘리슨(Brady Ellison)은 5살 무렵 ‘어린이(소아청소년)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소아 LCP)’에 걸려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다리 보호대를 착용해야만 보행이 가능했던 아주 힘든 시간을 멋지게 극복한 선수로도 매우 유명합니다. 

 △사진=황만기 원장

 

친구들과 한창 정신없이 뛰어놀아야 하는 너무 어린 나이에 다리뼈 일부가 괴사되어서 자유롭게 뛰어놀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레그-칼베-페르테스병(Legg-Calvé-Perthes(LCP) disease)’이 발병한 어린이들입니다. ‘대퇴골두의 연소성 골연골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20세기 초 이 질병을 발견해서 처음 학계에 보고했던 3명의 정형외과 의사(미국 의사 아서 레그(Arthur Legg, 1874~1939) 프랑스 의사 칼베(Jacques Calvé) 독일 의사 페르테스(Georg_Perthes)) 이름에서 기원한 명칭입니다. 

 

아동에서 발생하는 특발성 혈행 장애로 인한 대퇴골두 골단의 무혈성 괴사증인데,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 연령대는 보통 만 4~8세 사이이고, 약 80% 이상의 환자는 남자 어린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특발성이라는 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는 불분명하지만, 혈액 순환 장애(특히, 대퇴골두 동맥 순환 문제), 혈액 응고 이상, 외상(골절 포함), 주의력 결핍 장애(ADHD), 유전, 영양 결핍, 혈중 망간 저하, 흡연 환경 등이 유력한 가설들로서 제시되고 있습니다. 어떤 구체적인 원인에 의해서든지 상관없이, 결국은 ‘혈액 순환 장애’와 ‘성장 문제’가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소아 LCP는, 둔위 또는 횡위 같은 자궁내 비정상적 자세와 높은 상관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소아 LCP 어린이는 발육이 부진하고 키가 작은 편이며, 특히 골연령(bone age : 뼈나이)이 역연령(chronological age : 실제 나이)보다 약 2년 정도 늦은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활동적인 어린이가 넘어지면서 대퇴골 인근에 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이 정상적인 혈액 순환을 방해하면서 이로 인해 혈관 내압이 증가하고 경색(infarct)이 발생하면서 마침내 무혈성 괴사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어린이의 대퇴골두로 향하는 혈관들의 혈행(혈류) 장애와 성장이 지연되는 성장 이상이 결합해서 소아 LCP가 발병한다는 것이 학계의 지배적인 정설입니다. 

 

미국 희귀질환 기구(NORD)에 따르면, 소아 LCP 환자 수는 정확하게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 인구 중에서 약 1% 미만이 앓고 있다고 합니다. 소아 LCP는 발병 빈도에는 지역적, 국가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발병률은 0세에서 14세 아동 100,000명당 연간 0.2명에서 19.1명 사이이며, 이는 평생 1:400에서 1:35,000 사이의 위험에 해당합니다. 적도 지역은 발병률이 낮은 반면에, 북유럽 지역은 발병률이 가장 높습니다. 아프리카 흑인 어린이는 북유럽 백인 어린이에 비해 질병 발병률이 매우 낮습니다. 

 

소아 LCP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다리 절뚝임(파행(跛行))과 가벼운 엉덩이·사타구니 주위 통증 그리고 운동 범위 감소입니다. 고관절(사타구니 주위)을 비롯해서 허벅지와 무릎 주위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초기 통증 양상은 별로 심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을 때 완화되고 움직일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근육통이나 성장통 정도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서 즉 소아 LCP의 증상 발현으로까지는 전혀 의심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기 진단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아픈 부위를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부모님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며, 혹시라도 아이가 다리를 갑자기 절뚝거리거나 사타구니·다리 안쪽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찰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키가 작거나(성장부진) 과체중(비만)인 아이들은 소아 LCP에 걸릴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주 심한 통증과 보행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자칫 정상적인 고관절 운동(외전·내회전) 범위를 상당 부분 잃기 때문에 앉거나 누울 때 많은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심한 경우 다리 근육 위축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아 LCP는 보통 한쪽 대퇴골에서만 발생하지만, 드물게(10-20%) 양쪽 대퇴골에 모두 발병한다면 시간차를 두고 통증이 나타납니다. 

 

성인에게 발생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가 한번 무너지면 결코 재생되지 않지만, 어린 아이들은 대퇴골두가 재생(재골화)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소아 LCP는, 성인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와는 달리, 병증이 진행되면서 대퇴골두가 점점 쪼개지고 괴사된 부분만 다시 점차적으로 흡수되고 이후 신생골로 대체(재골화)되며 치유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대퇴골두의 생물학 및 역학적 성질 변화로 크기가 커지고 납작하게 변형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즉, 소아 LCP는 일단 시간이 지나면서 막혔던 혈류가 다시 개통(recanalization)되고, 흡수된 조직도 서서히 다시 새로운 뼈로 채워집니다. 새로운 뼈로 재생(재골화)되니까 소아 LCP가 별로 큰 질병이 아니라고 착각하실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질병의 경과가 다 지나고 난 후, 아무런 이상이나 후유증이 없는 경우부터, 대퇴골두가 동그랗긴 하지만 많이 커져 있는 경우, 타원형으로 커진 경우, 완전히 편평해지거나 울퉁불퉁해져 있는 경우까지 매우 다양한 최종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대퇴골두의 변형이 심할수록 관절 운동 범위가 많이 제한되고, 고관절을 덮고 있는 주변의 뼈와 충돌해서 통증을 일으킬 위험성이 커지며, 심지어 퇴행성 관절염까지 빨리 오게 됩니다. 따라서, 소아 LCP 치료의 중요한 최종 목표 중 하나는 작고 동그란 대퇴골두를 잘 유지하는 것입니다. 

 

소아 LCP는 총 4단계로 진행됩니다. 

 

1. 초기(initial stage) : 방사선 사진상으로 관절 간격이 넓어져 보입니다.

 

2. 무혈성 괴사기(avascular stage) : 대퇴골두의 음영이 균일하게 증가되며, 연골하골의 음영 감소와 다양한 정도의 대퇴골두 편평화가 관찰되며, 보통 수개월 ~ 1년 동안 지속됩니다.

 

3. 재생기 또는 분절화기(regenerative or fragmentation stage) : 골 음영 감소와 분절화로 특징지어지며, 대퇴골두 함몰과 함께 대퇴골의 경부는 넓어지고, ‘골두-내-골두(head-within-a-head)’ 징후가 관찰됩니다.

 

4. 잔여기(residual stage) : 변형이 잔존할 수 있는 시기로서, 대퇴골두가 둥글거나 납작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정도의 ‘대 고(coxa magna : 대퇴골두와 대퇴골의 경부가 비정상적으로 커진 상태)’가 남게 됩니다. 대퇴골두와 비구 사이의 불일치는 추후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하게 됩니다.

 

소아 LCP 치료의 목표는, 변형 방지·성장장애(성장부진) 개선·퇴행성 관절염 예방입니다. 절뚝거리는 아이를 무심코 방치하면 키가 충분히 잘 안 클 수도 있으니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정형외과적 관점 뿐만이 아니라 소아과적 관점에서, 소아 LCP를 앓고 있는 아이의 성장지연을 최대한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소아 LCP의 장기적 문제는 아이의 키성장입니다. 소아 LCP가 대퇴골두 주위 성장판에도 영향을 크게 주기 때문에 그 부분이 잘 자라지 못하면서 키성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게 됩니다. 소아 LCP는 대부분 잔여 성장 시간이 한참 많이 남아 있을 때 발병하고, 성장 과정에서 대퇴골두나 비구 그리고 다리 길이 차이 등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최소한 키성장이 모두 완료될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전문가 상담을 받으면서, 성장 과정 중에 보이는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적절한 성장 치료와 관리를 꾸준하게 받아야 합니다. 또한, 과체중(비만)인 소아 LCP 어린이는 어느 정도 체중조절을 하는 것이 소아 LCP 관리 및 키성장을 위해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대퇴골두가 가소성이 있는 시기 즉 소아 LCP의 초기에서는 대퇴골두의 모양이 치료 방법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능한 대퇴골두를 비구 안으로 안정적으로 넣어주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를 많이 시행합니다. 대퇴골두가 가소성을 잃어버린 시기, 즉 소아 LCP의 후기에서는 비구와 대퇴골두의 관절면 접촉을 많게 해서 안정적인 체중 부하를 도와주는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는데, 만일 나이가 어리고 고관절 외전이 잘 되는 경우에는 보존적(비수술적)으로 치료하기도 합니다. 소아 LCP가 진행되는 동안, 보존적(비수술적) 치료 등을 통해서 근육 연축(spasm)을 최대한 풀어주고 관절 운동 범위를 계속 잘 유지하며 대퇴골두를 비구 내에 유치(containment)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아 LCP를 앓은 이후, 괴사되었던 부위가 점점 좋아지고 골두 또한 재생이 되었지만, 괴사가 아주 심했었던 경우나 치료를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에는 나중에 성인이 되면서 대퇴골두와 대퇴골 근위부의 변형이 후유증으로 올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퇴골두가 동그란 원형이 아니고 타원형인 경우가 많고 대전자부가 골두보다 상방에 위치하게 된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후유증이 생기면, 30세 전후부터 이차성 고관절염이 시작되면서, 심한 고관절 통증이 나타나고, 걸음걸이도 정상이 아니게 됩니다. 과체중(비만)이 심하거나, 발병시 나이가 많거나(만 7세 이후 발병), 질환이 오래될수록, 그리고 치료 시작 단계가 늦거나, 여자 어린이에게서, 소아 LCP의 최종적인 예후가 불량하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소아 LCP는 한의학적으로 ‘골위(骨萎)’ ‘골비(骨痹)’ ‘골식증(骨蝕症)’의 범주에 속하며, 크게 간신부족형(肝腎不足型), 심비양허형(心脾兩虛型), 기체혈어형(氣滯血瘀型) 등의 변증(辨證) 유형으로 진단됩니다. 각 변증 유형에 따라 보익간신(補益肝腎), 겸화기혈(兼和氣血), 건비익기화혈(健脾益氣和血) 해주기 위한 맞춤 한약을, 소아 LCP 비수술적(보존적) 초기 약물 치료 목적과 수술 이후 후유증(합병증) 최소화를 위한 전반적인 근골격계 재활 통합 관리(특히 키성장과 비만(과체중) 문제 포함) 목적으로, 개별 처방하게 됩니다.

 

2021년 『한방재활의학과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ine Rehabilitation)(31권, 3호)』(KCI)에 실린 ‘대퇴골두의 연소성 골연골증(소아 LCP)의 한의학⋅서양의학 협진 치료에 대한 임상 연구 동향 : 2000년 이후 발표된 최신 한의학 임상 연구 논문을 중심으로(A Review of Clinical Studies of Integrated Traditional Chinese and Western Medicine Therapy for Legg-Calve-Perthes Disease Using China National Knowledge Infrastructure Database: Focused on Clinical Studies after 2000)’를 비롯해서, ‘成骨通络丸治疗儿童股骨头缺血性坏死22例(22 Cases with Ischemic Necrosis of the Femoral Head of Children Treated with Cheng Gu Tong Luo Wan)’ ‘活骨胶囊治疗儿童股骨头坏死52髋报告(The Clinical Study of 52 Cases of Perthe's Disease treated by the Huo-Gu Capsule)’ ‘复活康胶囊治疗儿童早期股骨头坏死46例报告’ ‘骨复生胶囊治疗早期儿童股骨头缺血性坏死的临床观察(Clinical Observation on Effect of Gufusheng Capsule in Treating Early Stage Legg-Calve-Perthes Disease)’ ‘Experimental Study on Gufusheng(骨复生(gǔ fù shēng)) in Treatment of Steroid-Induced Ischemic Necrosis of Femoral Head in Rabbits’ ‘Identification of hub genes and therapeutic medications in osteonecrosis of the femoral head via integrated bioinformatics analysis and literature mining’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소아 LCP에 대한 현대과학적 논문 근거를 갖춘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수술(보존적) 한약 치료법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아 LCP의 초기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서양의학에서는 우선적으로 침상 안정·견인·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NSAIDs,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양약) 투여·목발 보행·외전 보조기·석고 붕대 등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합니다.

 

많이 알려져 있듯이, 장기간 NSAIDs(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양약)를 사용할 경우, 위장 장애(위궤양 포함)를 일으킬 수 있고,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신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디클로페낙(diclofenac)’이나 ‘인도메타신(indometacin)’ 같은 특정한 NSAIDs(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복용이 오히려 ONFH(OsteoNecrosis of Femoral Head, 대퇴골두 골괴사증)의 발병과 상관성이 있다라는 매우 충격적인 사실도 이미 밝혀져 있습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발견은, ONFH(OsteoNecrosis of Femoral Head, 대퇴골두 골괴사증)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서 매우 일반적으로 처방되고 있는 NSAIDs(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오히려 뼈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는 높은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OsteoNecrosis of the Femoral Head, ONFH)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보행을 향상시키며 관절 허탈을 지연시킨다고 알려진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라는 양약의 경우에도, 무작위 대조군 시험(RCT)에 대한 메타 분석(Systemic Review)에서 상당한 양의 부정적 증거(특히, 비전형 대퇴골 골절(Atypical femur fracture)과 턱뼈(악골) 괴사(MRONJ, Medication-Related OsteoNecrosis of Jaw) 등 심각한 양약 부작용)가 확보된 논문들이 굉장히 많이 쌓여 있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OsteoNecrosis of the Femoral Head, ONFH) 환자(특히 소아 LCP)를 치료하기 위해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를 처방할 때, 매우 주의할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소아 LCP의 발병 연령이 높거나, 보존적 치료에 실패하였거나, X-ray 소견 결과 중증에 속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하지만, 소아 LCP 증상이 별로 심하지 않거나 발병 연령이 낮은 경우, 그리고 X-ray 소견에서 양성 소견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우선 보존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합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는 소아 LCP 환아에게 불필요한 신체적 손상을 남기지 않고, 고관절 가소성(plasticity)과 회복 능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긍정적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이 있습니다.

 

한의학 고전 문헌 『類証治裁⋅痹証』에서는 ‘諸痹, ……良由營衛先虛, 腠理不密, 風寒濕乘虛內襲. 正氣爲邪所阻, 不能宣行, 因而留滯, 氣血凝澀, 久而成痹’라 하여 ‘영위(營衛)의 기운(氣運)이 허약(虛弱)하고 주리(腠理)가 조밀하지 않아 풍한습(風寒濕)의 사기(邪氣)가 인체에 침입하여 기혈(氣血)이 응체(凝滯)되는 것이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파악하였습니다. 『小兒藥証直訣』에서는 “小兒五臟六腑, 成而未全, ……全而未壯”라 하여 소아의 오장육부(五臟六腑)가 아직 성숙하지 못하므로, 간신부족(肝腎不足) 수해공허(髓海空虛)가 원인이 된다고 했습니다. 또한 『素問⋅痿論』에서는 “五藏使人痿何也?……脾氣熱, 則胃干而渴, 肌肉不仁, 發爲肉痿. 腎氣熱, 則腰脊不擧, 骨枯而髓减, 發爲骨痿”라 하여 비(脾)와 신(腎)의 생리 기능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소아 LCP에 대한 한약 치료의 경우, 간주근(肝主筋) 신주골(腎主骨) 원칙에 따라서, 보신장골(補腎壯骨) 치료법을 주로 시행하는데, 만일 기육(肌肉) 위축이나 사지무력(四肢無力) 증상들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건비화위(健脾和胃) 원칙에 따라, 대퇴골두 기능 회복과 신생골 생성을 촉진하는 치료법을 함께 활용합니다.

 

최근(특히, 2000년 이후) 소아 LCP에 대한 현대과학적 근거를 갖춘 한약 치료 논문들이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우량률(excellent rate)·총유효율(clinical efficacy)·총우량률(total excellent rate)·X-ray 상 1mm 간격의 원형 형판을 대퇴골두 윤곽에 가장 적절히 맞추었을 때 원형과의 간격 차이에 근거하여 병기를 분류하는 Mose classification·0에서 10까지의 숫자로 고관절 통증의 정도를 시각적으로 나타내어 통증의 정도를 평가하는 visual analog scale(VAS)·고관절 가동 범위 제한(limited range of hip movement)·트렌델렌버그 징후(Trendelenburg sign) 여부에 근거하여 4가지 단계로 평가하는 Mckay criteria·파행(跛行) 심각도·X-ray 상 대퇴골두 형태 및 비구와의 조화 정도에 따라 5군으로 분류하는 Stulberg’s classification·X-ray(MRI) 소견 등을 과학적 평가 도구 및 기준으로 삼아서, 소아 LCP에 대한 한약 치료가 과연 어떠한 실제적인 긍정적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엄밀하게 확인하였습니다.

 

소아 LCP에 대한 한약 치료의 효과는 다음과 같이 종합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임상 증상 및 Ficat 분류에 기반한 평가 기준에 따라 90점 이상은 매우 우수함(优), 75-89점은 우수함(良), 60-74점은 보통(可), 60점 이하는 불량함(差)으로 설정하여 치료 효과를 평가)

 

1. 평균 2.1년의 추적 관찰 결과 94.87% 우량률을 나타냈으며, Mose classification에 따라 X-ray 상 대퇴골두 함몰 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되었습니다. 

 

2. 고관절 통증·고관절 기능 회복·파행·하지 단축·영상의학적 소견상 골소주(trabecular) 배열·골단선(epiphyseal line)의 선명도에 따라 매우 우수함(优)·우수함(良)·불량함(差)의 구간을 설정하여 4-10년 동안 추적 관찰을 시행한 결과, 서양 의학적 치료를 단독으로 시행했을 때보다 한의학적 치료를 함께 병행했을 때, 괴사골 회복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많이 촉진되었고, 괴사골 치료 기간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3. 소아 LCP 초기 단계에 해당되는 Catterall I, II형에서 가장 현저하고 명백한 한약 치료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Catterall I형 모두 매우 우수함(优)에 해당되었고, Catterall II형 우량률은 88.9%, Catterall III형 우량률은 69.5%, Catterall IV형은 보통(可)에 해당되었으며, 총 우량률은 79.2%이었습니다. 또한 Catterall II형 91.7%, III형 81.8%, IV형 66.7%의 우량률을 나타내었고 총 유효율은 84.6%을 확인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4. 당귀(當歸)와 골쇄보(骨碎補) 홍화(紅花)라는 한약을, 소아 LCP에서도 가장 많이 활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성골통락환(成骨通絡丸) 활혈양골탕(活血養骨湯) 골식재조환(骨蝕再造丸) 활골교낭(活骨膠囊) 골위강환(骨痿康丸) 복활강교낭(复活康膠囊)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골보구복액(骨寶口服液) 골복생교낭(骨复生膠囊)을 포함한 몇몇 특정한 한약 처방이, 소아 LCP에 많이 처방되었습니다. 

 

5. 소아 LCP에 대한 한약 치료는, 소아 LCP의 복잡하고 다양한 임상 증상의 개선, 통증 완화(소실), 고관절 기능 회복 및 고관절 외형 보존, 대퇴골두 주위 혈액 순환(혈행) 기능 개선, 골세포의 병리적 변화 억제, 골질 약화 억제(완화), 괴사골 재생(회복) 촉진, 골 내압 강하를 통해 골괴사 진행 억제, 대퇴골두 골질 정상화, 신생골 형성 촉진, 조골세포 자극 및 활성화, 키성장 증진, 파골세포 과잉 활동성 억제, 골의 칼슘량 증가, 골절 부위 유합 촉진, 대퇴사두근 위축 예방, 혈소판 응집 억제, 혈액 점도 저하, 혈관 회복 촉진, 수술 이후 회복 기간 단축, 대퇴골두 연골 회복 촉진, 환측 고관절 주변부 근육 연축과 통증으로 인해 보상적으로 야기된 골반 경사 완화(교정), 골 강도(Bone Solidity) 증가 등의 다양한 임상적 가치를 가진다고 학계에 보고되었습니다. 

 

6. 특히 ‘스테로이드 유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SINFH)’의 경우, 종양 괴사 인자-α(TNF-α)를 감소시키고 혈청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1(IGF-1) 수치를 증가시킴으로써, ‘스테로이드 유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SINFH)’를 예방하고 대퇴골두 괴사 조직 회복을 촉진하는 한약 치료 효과도 이미 논문으로 보고된 상태입니다. 

 

5. ‘Identification of hub genes and therapeutic medications in osteonecrosis of the femoral head(ONFH) via integrated bioinformatics analysis and literature mining(통합 생물정보학 분석 및 문헌 마이닝을 통한 대퇴골두 골괴사증(ONFH)의 허브 유전자 및 치료제 확인)’를 살펴보면, PTGS2, LRRK2, ANXA5, IGF1R, MCL1, TIMP2, LYN, CD68, CBL, RUNX2가 10개의 대퇴골두 골괴사증(ONFH) 허브 유전자로 검증되었으며, 대퇴골두 골괴사증(ONFH)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부분의 약물은, 항염증제가 아니라, 골형성 및 혈관 신생을 촉진하거나 미세순환 색전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보간신 강근골(補肝腎 强筋骨) 건비익기화혈(健脾益氣和血) 활혈거어(活血祛瘀) 등의 약리학적 효과를 가진 맞춤 한약을, 소아 LCP 비수술적(보존적) 초기 약물 치료 목적과 수술 이후 후유증(합병증) 최소화를 위한 전반적인 근골격계 재활 통합 관리 목적으로 구체적인 상황에 맞게 개별 처방하는 것은, ‘괴사성 대퇴골단(necrotic femoral epiphysis)의 재구성(Reconstitution of the necrotic femoral epiphysis)’을 위해 대단히 큰 임상적 의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소아 LCP에 대해서는, 현대과학적 근거를 갖춘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협진 치료 즉 ‘내외겸치(內外兼治)’를 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나아가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에게 최선의 이익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합리적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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