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소액주주와 갈등 확산...저평가·무배당에 커진 불만

'0.25배 PBR'의 그늘...자사주 소각 없는 저평가 논란
'해약환급금 준비금' 등 IFRS17 회계 규제에 묶인 배당

이필선 기자

press@hobbyen-news.com | 2026-06-24 10:52:32

[HBN뉴스 = 이필선 기자] 소액주주들의 한화생명에 대한 불만이 주식 저평가와 주주환원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한국거래소에 불공정거래 조사를 요청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한화생명의 만성적인 저평가와 배당 부재, 자사주 미소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3일 한화생명 일부 소액주주들은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한화생명 종목에서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접수했다. 주가가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무는 과정에서 특정 세력이 하락을 유도했는지, 불법 무차입 공매도 가능성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는 취지다. 
 

 한화생명 여의도 본사 [사진=한화생명]
다만 이번 논란을 공매도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화생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5배 안팎으로 상장 보험사 가운데서도 낮은 편이다. 여기에 한화생명은 2024년과 2025년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고, 보통주 기준 13%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뚜렷한 소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배당 부재에는 보험업 특유의 회계·규제 요인도 작용한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을 안게 됐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보험계약 해지 시 지급해야 할 환급금 재원을 보전하기 위해 쌓는 준비금으로, 회계상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해당 금액이 묶이면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제한될 수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7조 원이 넘는 이익잉여금 가운데 약 3조6000억 원이 해약환급금 준비금으로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회사가 이익을 냈더라도 이를 곧바로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 소액주주들은 배당이 어렵다면 자사주 처리 방향이나 중장기 자본정책을 통해 저평가 해소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들의 불만은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로도 향하고 있다. 예보는 과거 대한생명 구조조정 과정에서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한화생명 지분 약 10%를 보유하고 있다. 예보채상환기금 청산 시한이 2027년 말로 다가오면서 지분 매각과 공적자금 회수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 책임을 지닌 주주인 만큼 한화생명에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낮은 주가가 지속될 경우 예보의 지분 매각 가격도 낮아질 수 있고, 이는 공적자금 회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경쟁 보험사들의 밸류업 행보도 한화생명 주주들의 불만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생명은 중장기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제시했고,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등도 배당 확대와 자본정책을 통해 밸류업 기대에 대응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보유 자사주의 대부분을 소각하기로 하며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공매도 자체보다 시장 신뢰의 문제에 가깝다. 낮은 PBR, 무배당, 자사주 미소각, 예보의 주주권 행사 논란 등이 겹치며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생명이 주주들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해명보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 재개 가능성, 해약환급금 준비금 해소 전망, 자사주 처리 방향, 중장기 자본정책을 명확히 제시해야 저평가 논란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측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납득하고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있다”면서도 “의도적인 주가 누르기나 하방 유도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또한 "보험업권 규제 환경에 따른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자회사 수익성 강화와 향후 규제 변화에 맞춘 밸류업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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