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담지설] “천고마비의 계절, 마음밭에 자비와 지혜를 심어야”
-낙엽의 무상함 속에 집착 내려놓고 자비 실천을 다짐
-"자신을 이기는 자가 가장 위대하다" … 깨달음 향한 불자의 정진
편집국
widecvrg@gmail.com | 2025-10-19 11:30:15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뜨거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어느덧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이 우리 곁에 깊숙이 다가왔습니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이 고유한 표현 속에는 풍요와 감사, 그리고 겸허함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삶은 풍요 속에서도 공허함을 느끼고, 넉넉한 계절에도 서로에게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밝은 등불이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요, 마음이 곧 세상을 만든다”고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가을은 감사의 계절입니다. 하늘과 땅이 빚어낸 결실에 감사하고, 부모와 조상이 물려주신 은혜에 감사해야 합니다. '증일아함경'에는 “사람이 부모의 은혜를 모두 갚는 것은 쉽지 않으나, 부모를 생각하고 공양하는 마음은 곧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조상의 은혜와 부모님의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길 때, 그 삶이 바로 부처님의 도와 연결됩니다.
그러나 현대의 삶은 너무도 바쁘고 경쟁적이어서 감사의 마음을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우리는 종종 더 많은 것을 얻으려 애쓰느라, 이미 누리고 있는 은혜와 행복을 보지 못합니다. '유마경'은 “만족을 아는 이가 가장 부자이다”라고 전합니다. 지금 이 순간 호흡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가족과 이웃이 곁에 있음에 감사할 때, 우리의 일상은 곧 수행의 도량이 됩니다.
불자 여러분,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자비는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자비란 특별한 순간에만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선택과 행동 속에서 드러납니다. 한 마디 따뜻한 말, 작은 친절한 손길, 분노를 다스리고 미소를 건네는 순간이 곧 자비의 실천입니다. 가을의 하늘이 높듯 우리의 마음도 탁 트이게 하고, 가을의 곡식이 여물 듯 우리의 자비심도 무르익혀야 합니다.
또한 이 계절은 자기 성찰의 시간입니다. 바람이 낙엽을 흔들며 무상함을 일깨우듯, 모든 것은 변하고 사라집니다. 무상의 이치를 아는 이는 헛된 집착을 놓고,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게 됩니다. '금강경'에서 말씀하시길, “일체의 유위법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으며,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으니, 마땅히 그렇게 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집착하는 부와 명예, 권력도 결국은 꿈과 같은 것이니, 오히려 자비와 지혜라는 영원한 가치를 붙잡아야 합니다.
불자 여러분,
10월 셋째 주말을 맞는 지금, 우리는 한여름의 뜨거움을 추억으로 간직하며, 곧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이 시기에 불자는 겸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남을 이기려는 마음보다는 함께 나누려는 마음, 욕망을 채우려는 마음보다는 만족을 아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보다는 용서하고 화합하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그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상 속에 살아 움직이게 하는 길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는 모든 불자님들께 당부드립니다. 하늘이 높아지는 이 계절에, 여러분의 마음 또한 높고 맑아지기를 기원합니다. 탐·진·치를 내려놓고 자비와 지혜를 키워, 스스로의 마음밭에서 공덕의 열매를 거두시기를 바랍니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조상을 공경하고, 사회에서는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며, 나 자신에게는 늘 깨어 있는 마음으로 정진하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이기는 자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다.” 이 가르침을 깊이 새겨, 우리의 삶 속에서 작은 이김보다 큰 자비를 선택하고, 헛된 풍요보다 진정한 깨달음을 추구하는 불자가 되기를 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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