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AI' 메가투자 본격화...전력망 병목 푸는 LS 주목

반도체 클러스터·AI 데이터센터 등 초고압 전력망 수요 예상
LS전선·LS일렉트릭·LS마린솔루션, HVDC 밸류체인으로 대응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6-30 13:48:05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삼성과 SK의 AI 메가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전력망이 차세대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는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수인 만큼, 초고압 케이블·변압기·해저케이블 시공 역량을 갖춘 LS그룹이 ‘전력망 병목’을 풀 핵심 사업자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전날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국내에 총 265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AI 반도체·로봇·배터리·IT 부품소재를 중심으로 호남·충청·영남권에도 625조원을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SK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기지 확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 청사진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도 용인·청주·서남권을 잇는 메모리 생산 벨트를 통해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인터배터리 2026'에 참가한 LS그룹 7개사 부스. [사진=LS]
삼성과 SK의 투자 계획은 국내 산업 지형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투자가 현실화되려면 반도체 생산설비와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가동할 전력망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 생산라인은 전력 사용량이 큰 데다, 전력 품질과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전력기기와 송배전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투자의 핵심 변수가 장비와 부지, 용수였다면, AI 데이터센터 확산 이후에는 전력망이 새로운 병목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것 못지않게 필요한 곳까지 안정적으로 보내고, 변환하고, 분배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전력기기 공급이 단기간에 늘기 어렵다는 점도 병목 현상을 키우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와 HVDC 케이블은 규소강판, 구리, 절연재 등 핵심 원자재 수급에 영향을 받는다. 고전압 전력기기 제조에는 숙련 인력과 장기간의 품질 인증도 필요해 생산설비 증설이 곧바로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

LS그룹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LS그룹은 LS전선, LS일렉트릭, LS마린솔루션을 통해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주요 밸류체인을 보유하고 있다. LS전선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생산하고, LS일렉트릭은 변압기와 전력 변환 설비를 담당한다.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 시공과 포설 역량을 갖추고 있다.

특히 HVDC는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된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해안과 호남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이나 반도체·데이터센터 거점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기존 교류 송전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서해안 HVDC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이 AI 산업 인프라와 맞물려 중요성이 커지는 배경이다.

한국전력은 서해안 일대에서 생산되는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주요 수요처로 보내기 위해 서해안 HVDC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단계 구간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해저케이블 경과지 설계 절차도 본격화됐다.

LS전선은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증설로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4배 이상 확대했고, 유럽 텐넷의 대규모 HVDC 사업 참여를 통해 525kV급 해저·지중 케이블 공급 역량을 선보였다. 

 

LS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 5조6000억원, 초고압 변압기 수주잔고 3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북미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의 수혜권에 들어섰다. LS마린솔루션도 1만8800톤 규모 초대형 HVDC 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에 착수하며 서해안 HVDC 에너지고속도로와 해외 해저망 구축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LS그룹 입장에서는 AI 전력망 시장이 단일 사업이 아니라 그룹 전체의 성장축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케이블 생산, 변압기와 전력변환 설비, 해저 시공이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 기자재 공급을 넘어 설계·생산·시공을 아우르는 통합 전력 솔루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 구도도 치열하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중공업 부문에서 신규 수주 4조1745억원, 수주잔고 1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과 대한전선 등도 북미 전력망, 해저케이블, 초고압 전력기기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K-전력기기 기업 간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는 전력망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며 “앞으로는 반도체 생산능력뿐 아니라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공급할 수 있는지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