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위원장 1심 무죄…흔들리던 왕국 ‘숨통’ 트일까
사법리스크 일정 부분 해소…검찰 항소 여부 관심
카카오도 무죄, 카카오뱅크 대주주 상실 위기 넘겨
개편 혼선 속 창업자 복귀 효과, 내부 안정화 주목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5-10-21 13:21:47
[HBN뉴스 = 이동훈 기자] 1심 법원이 21일 카카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년 넘게 이어진 사법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되며 불안정했던 카카오의 경영 환경에도 변화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다만 항소 가능성이 남아 있어 향후 법정 공방과 경영 행보 모두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위원장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매수 주문의 시점과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시세조종성 주문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23년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로 기소됐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시세조종 공모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 역시 같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으며 법적 부담이 완화됐다. 이번 판결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상실 우려에서도 한발 물러서게 됐다.
그동안 김범수 위원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와 금융 계열사 대주주 자격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이번 판결을 계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다.
또한 카카오가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등 블록체인 기반 신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검찰이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인 만큼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항소심 결과에 따라 리스크가 다시 확대될 수 있어 카카오 입장에선 긴장을 늦추긴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최근 대규모 서비스 개편 실패로 혼선을 겪고 있는 카카오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친구 피드’ 기능을 도입한 카카오톡 개편 이후 이용자 반발과 내부 갈등이 확산되며 조직 리더십 공백을 드러냈다. 의사결정 구조와 소통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던 상황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내부 혼선이 깊어진 상황에서 창업자이자 상징적 인물인 김범수 위원장의 복귀는 조직 안정에 일정한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법적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동시에, 향후 카카오의 경영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법적 리스크의 불씨가 당장 급한 것은 진화된 만큼 이제 앞으로의 관건은 카카오가 얼마나 투명한 경영과 실행력으로 신뢰를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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