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정재헌 CEO 선임...유영상은 그룹 AI 총괄로
해킹 위기 속 '정직의 리더십' 재평가
AI 신뢰와 윤리 결합한 '승진형 인사'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5-10-30 13:40:43
[HBN뉴스 = 이동훈 기자] SK텔레콤이 30일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하며, 통신업계의 연말 인사 포문을 열었다. 유영상 전 대표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로 자리를 옮겨 SK그룹 전체의 인공지능(AI) 전략을 총괄하는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일부에선 단순한 문책이 아니라, 윤리적 책임과 기술 리더십을 모두 인정받은 ‘승진형 이동’이라는 평가다.
30일 SK그룹은 올해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대폭 교체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3년 만에 그룹 내 부회장 승진자가 배출됐다.
강동수 SK㈜ PM부문장, 이용욱 SK온 사장, 김영식 SK에코플랜트 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 등 현장 중심의 리더들이 대거 승진하며 각사 핵심 사업 전반의 안정적 경영과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
특히, 정재헌 SKT 대외협력 사장은 신임 CEO로 선임돼 통신·AI 사업 재편을 진두지휘하게 됐으며, 유영상 현 대표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차원의 AI 확산을 이끈다.
◆ 해킹 사태 후 ‘정직의 리더십’, 유영상의 새로운 역할
2021년 취임한 유영상 전 SKT 대표는 올해 4월 발생한 유심(USIM) 해킹 사태에서 정직과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며 “위기 속 정직한 리더십이 오히려 새로운 신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SKT는 해킹 사실을 은폐하지 않고 금융당국에 자진 신고하며 피해 규모와 대응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는 침묵하거나 축소 의혹을 받은 경쟁사들과 확연히 달랐다.
그의 결정은 해킹 피해 보상 차원인 고객 감사 패키지 시행 등 영향으로 실적 악화(3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90.9% 감소)로 이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 됐다. 업계에선 “유영상의 정직한 선택이 SKT 브랜드의 신뢰를 지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SKT의 AI 서비스 ‘에이닷(A.)’은 지난 9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1년 전(550만 명) 대비 2배 성장한 수치이다.
이제 그는 SK그룹의 AI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통신을 넘어 그룹 전반의 AI 생태계와 기술 전략을 총괄하는 중추 역할을 맡는다. SK하이닉스, SK스퀘어, SK C&C 등 주요 계열사가 추진 중인 AI 인프라 및 윤리 거버넌스 구축을 총괄하며, 그룹 차원의 ‘AI-윤리 융합 전략’을 설계하게 된다.
◆ 법조인 CEO 정재헌, AI 신뢰의 제도화를 맡다
정재헌 신임 대표는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사법연수원 29기 출신이다.
2020년 SKT 법무2그룹장으로 입사한 이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 대외협력 사장을 거쳐 SUPEX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을 맡으며 그룹의 AI 거버넌스 기반을 설계했다.
그는 “기술의 발전만큼 중요한 것은 신뢰의 확립”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CEO 교체가 아니라, AI 시대의 신뢰경영 모델을 제도화하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SKT는 정 대표 체제에서 AI 윤리, 데이터 보안, 고객 신뢰의 삼각축을 경영의 중심에 둘 전망이다.
현재 에이닷은 단순 음성비서가 아니라, 사용자의 일정·콘텐츠·업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AI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정재헌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AI 인프라, 서비스, 데이터 거버넌스를 통합하는 ‘AI 신뢰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