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공적자산 쥔 중기중앙회, '회장직 연임 제한 폐지' 시끌...김기문 종신제 논란

현행 '8년 연임' 제한 규정 삭제...'사실상 종신 집권' 길 열리나
정진욱 의원실 "특정인 위한 법 아냐, 경제 단체간 형평성 고려"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1-26 14:04:30

[HBN뉴스 = 이동훈 기자] 30조원 규모의 노란우산공제 기금을 관리하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 회장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중소기업계가 거센 폭풍우에 휩싸였다. 이미 16년째 회장직을 수행 중인 김기문 현 회장의 ‘사실상 종신 집권’을 보장하는 맞춤형 입법이라는 비판과 함께, 지역 협동조합의 운영난 해소를 위한 조치라는 해명이 충돌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현행 ‘한 차례 연임(최장 8년)’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미 4선을 지내며 16년 동안 회장직을 역임한 김기문 회장은 차기 선거에도 무제한 출마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인사권과 예산권을 쥐고 있는 현직 회장이 연임 제한 없이 선거에 나설 경우,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고착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논란의 가장 큰 핵심은 중기중앙회가 다루는 30조 원 규모의 자산 운용권에 있다. 중기중앙회는 일반적인 경제단체와 달리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라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최후 사회안전망인 ‘노란우산공제’ 기금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다.

실제로 과거 법정 단체에서 권력이 집중되었을 때 발생했던 자금 운용 비리와 도덕적 해이의 사례들이 이번 연임 제한 폐지 반대론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정진욱 의원실은 HBN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개정안이 김기문 현 회장을 위한 ‘맞춤형 입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중앙회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라며, “한국경제인협회(구 전경련)나 대한상공회의소 등 다른 경제 5단체장들에게는 연임 제한 규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의원실은 또한 지역 단위 협동조합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지역 단위 협동조합은 조합장을 맡으려는 인물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곳들의 연임 제한을 풀어 사업의 연속성을 돕고자 하는 목적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30조 원 규모의 노란우산공제 자금을 운용하는 중기중앙회의 공적 성격이 타 경제단체와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측면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경제 단체장 간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번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은 국회 의원이 발의한 것이지 중앙회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는 발의 단계일 뿐이며, 회장님이 실제로 연임에 도전하거나 구체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 없기에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이 따로 없다”고 답했다.

중앙회 노동조합 설문조사에서 조합원의 97%가 연임 제한 폐지에 반대한 결과에 대해서도 “노동조합 내부의 활동일 뿐, 홍보실 차원에서 낼 공식 입장은 없다”며 내부 반발 여론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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