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에르메스', 고객 자격 심사 논란 증폭
패션지 글리츠 "구글로 고객 주소 검색해 자격 심사" 보도
정교한 브랜드 가치 수호 전략 VS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1-16 14:48:43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프랑스 명품 패션 브랜드인 '에르메스'가 회사의 대표 제품인 버킨백과 켈리백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를 두고 소비자의 사생활을 검열하고 계급을 나누는 ‘차별적 행위’라는 비판과 브랜드 가치 유지를 위한 ‘정당한 전략’이라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15일 프랑스 패션 전문지 ‘글리츠(Glitz)’는 에르메스 직원들이 특정 가방을 판매하기 전 고객의 거주지와 소셜미디어(SNS)를 검색하는 등 사실상의 ‘뒷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에르메스 직원들이 고객이 가방을 소유할 만한 ‘명망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글로 집 주소를 검색하고, 고객의 SNS 게시물을 통해 평소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파악한다고 전했다.
구매 후 재판매(리셀) 가능성이 있는지를 상시 감시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만약 구매한 제품이 리셀 시장에 올라올 경우 해당 고객은 물론, 담당 직원까지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는 전언이다.
‘귀족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면 에르메스의 행보는 정교한 브랜드 가치 수호 전략으로 읽힌다.
L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귀족 마케팅의 핵심은 철저한 희소성 유지다. 해당 전략에서 상품의 가치는 ‘누구나 가질 수 없음’에서 발생한다.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구매자를 선별하는 이유는 제품이 브랜드의 격에 부합하는 소수에게만 귀속되도록 관리함으로써,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자기 과시와 차별화 심리를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프레스티지 상품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부와 지위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브랜드의 선택 과정을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구매자에게 ‘검증된 1%’라는 상징적 지위를 부여하며, 이는 강력한 심리적 만족과 차별화된 우월감으로 이어진다.
리셀 방지책 역시 하이엔드 브랜드들에 있어 전략의 핵심 요소다. 리셀 시장이 확대될수록 브랜드의 공급 통제력은 약화되고, 희소성은 훼손된다. 구매자 신원 확인이나 블랙리스트 운영은 투기적 접근을 차단하고 브랜드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장치로 작동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법조계 일부에서는 ‘프라이버시 침해’와 ‘차별 금지’의 관점에서 우려를 표한다. 고객의 주소나 SNS 정보를 동의 없이 검색하여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며, 거주 지역이나 취향에 기반한 선별은 헌법적 가치인 평등권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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