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대사-紙說] 한 해의 끝, 부처님 지혜로 희망을 밝히다
-후회보다 자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수행자의 자세
-무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혜의 등불
-새해를 향해 나아가기 전, 오늘을 완성하는 불자의 서원
편집국
widecvrg@gmail.com | 2025-12-28 14:09:50
어느덧 2025년이라는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2026년을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만을 남겨 둔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이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는가.” 세상은 쉼 없이 변하고, 우리의 삶 또한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나온 시간에 기쁨보다 후회가 앞서는 이도 있을 것이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아쉬움이 남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언제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중아함경'에 이르기를“과거를 쫓지 말고, 미래를 바라지 말며, 지금 이 순간을 바르게 관하라.”하였습니다.
한 해의 끝은 지난 시간을 꾸짖는 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마음을 바로 세우는
불자 여러분, 희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희망은 이미 우리가 지나온 시간 속에,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마음가짐 속에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이 세상을 이끈다” 하셨습니다. 마음이 밝으면, 삶 또한 밝아집니다. '법구경'에 이르기를 “마음이 모든 법을 앞서고 마음이 주인이 되며 마음으로 지은 업이 그를 따른다.”하였습니다.
우리가 지난 한 해 동안 겪은 모든 인연은 헛되지 않습니다. 비록 상처와 아픔으로 남았을지라도, 그것은 수행의 씨앗이 되어 내년의 삶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새해를 기다리며 희망을 말합니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희망은 단순한 기대가 아닙니다. 희망이란 지혜로 자신을 돌아보고, 자비로 다시 일어나는 용기입니다.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지 마십시오. 다만, 자신에게 정직하십시오. 그 정직함 위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얹는다면 그것이 곧 수행이며, 희망의 시작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등불은 밖에서 찾지 말고, 스스로를 등불로 삼으라” 하셨습니다. 남은 사흘은 새로운 결심을 크게 세우는 시간이 아니라, 한 해 동안 흔들렸던 마음을 고요히 다독이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하루, 한 사람에게라도 따뜻한 말을 건넸다면 그것이 곧 공덕입니다. 한 번이라도 분노를 내려놓았다면 그 또한 수행입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비워야 합니다. 미움도, 집착도, 지나친 후회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 빈자리에 지혜와 자비를 채우는 것이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중도(中道)의 삶입니다.
불자 여러분, 2025년의 끝은 곧 2026년의 시작입니다. 오늘의 마음이 내일의 삶을 만들고,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인연을 이룹니다.
그리고 남은 이 사흘 동안 만큼은 조금 더 천천히 걸으십시오. 조금 더 깊이 호흡하십시오. 또한 자신과 세상을 향해 부처님의 눈으로 바라보십시오.
그리하여 다가오는 새해에는 희망을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실천하는 불자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부처님의 지혜가 여러분의 오늘을 밝히고, 다가올 내일을 인도하는 등불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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