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어이상실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검사 연장 속사정

당초 13일 종료에서 이달 말까지 연장
전산시스템·보유자산 검증 체계 전반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 2026-02-19 13:08:15

[HBN뉴스 = 홍세기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유령코인)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현장검사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당초 지난 13일까지로 예정됐던 검사 기한을 늦추면서, 실제 보유하지 않은 코인이 지급될 수 있었던 전산시스템 구조와 보유자산 검증 체계 전반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빗썸 오지급 사태에 대한 검사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앞서 국회 현안질의에서 “지난주까지 검사 결과를 보고받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사안의 중대성과 추가 사실관계 확인 필요성을 감안해 검사 기간을 더 두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태는 지난 6일 빗썸이 진행한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전산 단위 입력 오류가 발생하면서 촉발됐다. 원화 기준 소액이 지급돼야 할 이벤트였지만, 담당 직원이 지급 단위를 ‘원(KRW)’이 아닌 ‘비트코인(BTC)’으로 잘못 입력해 당첨 고객 계정에 비트코인 62만개가 전산상 오지급된 것이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개당 약 9800만원)을 고려하면 총액은 약 60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일부 고객이 이를 매도에 나서면서 시세 급락 등 시장 혼란이 빚어졌다.

빗썸은 내부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거래를 포착한 뒤 오지급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계정의 거래·출금을 즉시 차단했다. 회사 측은 “전산상 잘못 기표된 비트코인 62만개 가운데 99.7%를 회수했고, 나머지 중 상당 부분도 추가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국회에서 “과거에도 소규모 오지급 후 회수 사례가 두 차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태는 실제 보유량을 초과해 지급된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사고 직후인 7일부터 빗썸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 아래 사흘 만인 10일부터 공식 현장검사로 전환했다. 검사 인력도 8명으로 확대해 이용자 보호 의무와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준수 여부,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빗썸이 실제 보유 물량의 13~14배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장부상 지급할 수 있었던 구조적 취약점과, 실무자 1인의 입력 실수만으로 대규모 코인 지급이 가능했던 시스템 허점을 핵심 점검 대상으로 삼고 있다.

검사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고객 자산을 자체 지갑에 보관하면서 블록체인에 직접 거래를 기록하지 않고 내부 원장(장부)상 잔고만 변경하는 운영 방식이, 이번 유령코인 사태의 근본 원인이 됐는지 여부도 함께 들여다본다. 

 

금감원은 장부와 실물 보유 가상자산 간 정합성 검증 체계, 보유자산 확인 프로세스, 다중 승인·차단 장치가 적절히 구축돼 있었는지를 점검하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동일 종류·수량의 가상자산 실질 보유 의무 위반 가능성도 따져볼 방침이다.

당국은 이번 검사 과정에서 드러난 빗썸의 과거 코인 오지급 사례 전반과, 금융위·금감원이 2021년 이후 여러 차례 실시한 점검·검사에도 이런 전산 구조상 허점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경위까지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감독당국의 책임론과 함께, 중앙화 거래소(CEX) 공통의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난 만큼 감독·규제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금융정보분석원(FIU),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빗썸뿐 아니라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주요 거래소의 보유자산 검증 체계와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기로 했다. 

 

점검 결과는 닥사의 자율규제 강화와 함께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에 반영돼, 거래소 전산 시스템 구조와 자산 검증 의무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빗썸 유령코인 사태는 과거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고에 비견될 만큼, 장부와 실물 자산 간 괴리가 초래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검사 기간이 연장된 가운데 금감원이 전산 시스템 구조와 내부통제 미비에 대해 어떤 조치와 제도개선안을 내놓을지, 가상자산 시장과 투자자 보호 체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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