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미국발 관세 강타 현실로...연간 합산 영업익 20조 '먹구름'
분기 기준 최대 매출 올리고도 2분기 영업익 각각 15.8%, 24.1% 급감
4월부터 품목별 25%이어 한미 양국 협상 불발 시 상호관세 25% 추가
김재훈 기자
kjaehun35@gmail.com | 2025-07-25 16:11:19
[하비엔뉴스 = 김재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국내 1·2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2분기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미국 관세 여파로 인해 2023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합산 영업이익 20조원을 수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국면에 놓였다.
기아는 25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조3496억원, 2조764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6.5% 증가, 영업이익은 24.1% 감소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는 2분기 매출이 7.3% 늘어난 48조2867억원, 영업이익의 경우15.8% 줄어든 3조6016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 모두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의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두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데에는 지난 4월부터 부과된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가 수익성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합산 매출이 77조6363억원, 합산 영업이익은 6조36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매출 72조5885억원·영업이익은 7조9228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7.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9.6% 감소했다.
지난 1분기를 포함한 두 회사의 상반기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0조616억원, 13조86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7.6% 늘고, 영업이익은 12.7% 줄었다. 반기 기준으로 양사 매출이 150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 관세 여파가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전망돼 수익성이 계속 악화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은 현대차와 기아의 최대 시장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전체 자동차 판매 중 23.3%나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호실적은 현대차그룹이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3위를 차지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주요 경쟁 상대인 일본 자동차 업계에 대해 미일 정부가 지난 22일(현지 시간) 무역 협상을 전격 타결하면서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일 양국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앞서 4월부터 부과된 25%에서 절반인 12.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일본산 자동차의 관세는 기존 2.5%의 관세를 더해 총 15%가 됐다. 한국이 이러한 수준으로 자동차 관세를 인하받지 못한다면 일본 차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미 양국의 자동차 관세율이 조정되지 않는 한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품목별 25% 관세율을 적용받는 것 외에 상호관세 25%를 추가해 50%를 부과받게 되기 때문이다.
복수의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관세 여파가 현대차, 기아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 지난 4월부터 현지에서 25% 관세부과로 올해 2분기 실적으로 증명됐다"며 한미 양국의 전향적인 관세율 협의 촉구에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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