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회계 공백' 부상...511억 미인식손실 발생 그 해석은
트리아논 펀드 손실, IFRS 지분법 적용 중지 이슈 터져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 2025-12-02 10:52:41
[HBN뉴스 = 홍세기 기자] 운용 규모 29조원의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회계장부에 반영되지 않은 511억원 규모의 미인식손실이 나타나 그 해석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운용은 트리아논 펀드 손실에 따른 고유재산 투자 실패로 이미 3분기 순손실 252억 원을 기록한 상태에서, 국제회계기준(IFRS)의 지분법 적용 중지로 인한 '회계 공백' 이슈가 추가로 터진 셈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요 펀드 투자 손실이 겹치면서 영업손실 174억원, 당기순손실은 252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트리아논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 글로벌 부동산펀드의 사실상 전액 손실 확정 문제가 타격이 컸다.
2018년 약 3700억 원 규모로 설정된 트리아논 펀드는 핵심 임차인인 독일 데카방크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수익성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4년 6월 대출금의 기한이익상실(EOD) 상태 전환으로 자산 운용 권한을 상실했으며, 최근 펀드 청산을 결정했다. 지난 수년간 투자자들에게 배당된 금액은 총 308억원(원금의 16.4%)에 불과하며, 나머지 손실은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안게 되는 처지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연결 부채비율이 120.36%를 돌파했다. 자산운용사는 원칙적으로 차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업계의 통설이지만, 이지스는 고유재산 투자 확대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미인식손실의 등장이 주목을 받는다. 분기보고서 내 '관계기업투자' 주석(7·9·10·11번)을 분석하면, 지분법 적용 중지 이후 쌓여온 미인식손실이 511억 3000만원으로 명시돼 있다.
국제회계기준 IFRS의 지분법 규정에 따르면, 투자자산의 장부가액이 0원이 되면 그 이후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는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관계기업들이 이미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해당 손실들이 손익계산서에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로 인해 회사의 순이익이 실제보다 높아 보이는 이른바 '회계 공백'이 발생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지스자산운용은 미인식 손실에 대해 사실 잠재 부실이 아니라 투자 중 인식하지 않아도 되는 금액이라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인식 손실은 잠재 부실이 아닌 참고용 금액으로 투자한 금액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해도 최대 손실은 투자금 한도"라며"미인식 손실은 영업보고서 주석에 참고용으로 기재된 수치"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트리아논 펀드와 회사 재무는 별도 관리되고 있으며 펀드는 신탁 계정, 회사는 고유 계정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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