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MBK와 소송전서 잇단 승소...항소심 공방 예고
자사주 고가 매입·한화 주식 저가 매각 손배 청구 기각
영풍·MBK "주주가치 훼손 고려 부족"...즉각 항소 예고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10-22 16:22:58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등 이사진이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제기한 1조원대 소송 두 건에서 각각 1심 승소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뤄진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보유 주식 매각을 둘러싼 소송에서 법원이 영풍·MBK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영풍·MBK 측은 판결에 반발하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이날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2024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당시 이뤄진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발단이 됐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3만원에 공개매수하려 하자 고려아연 이사회는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당시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 등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결정으로, 이사들의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사회의 결정이 경영상 판단의 재량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사들이 법률 자문과 가처분 사건 결정 등을 검토하고 자금조달 방안까지 고려해 자기주식 매수를 결정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법령을 위반하지 않고 충분한 정보 검토를 거쳐 내린 경영상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영풍이 문제 삼은 자기주식 취득 재원에 대해서도 법령이나 정관 위반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가액 한도규정이 취득 총액을 제한하는 규정이며, 특정목적 임의준비금을 자기주식 매수에 사용한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고려아연이 직접 피고가 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승소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정용신 부장판사)는 MBK파트너스 측 특수목적법인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약 3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고려아연이 2024년 11월 보유하고 있던 한화 주식 543만6380주(지분율 7.25%)를 낮은 가격에 매각해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첫 번째 주주대표소송은 고려아연 이사들의 책임을 묻는 사건으로, 원고가 승소할 경우 배상금이 소송을 제기한 주주가 아닌 고려아연에 귀속되는 구조다.
영풍·MBK 측은 판결에 유감을 표하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원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따른 재무구조와 주주가치 훼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 재량권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사돼야 한다며 상급심에서 이사들의 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의 잇따른 소송 제기를 비판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MBK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위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소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은 2024년부터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판결로 고려아연 이사진과 회사가 각각 1심에서 승소했지만, 영풍·MBK 측이 항소 방침을 밝히면서 법적 공방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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