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지난해 말 1019조8000억원 ‘눈덩이’…3년 내 ‘최고’

송현섭 / 2023-05-08 11:35:35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금융지원 불구 저소득자 한계 상황

[하비엔뉴스 = 송현섭 기자]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이 1019조8000억원에 달한 가운데, 취약 차주인 소득 하위 30%의 자영업자 연체율은 1.2%로 최근 3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영업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이 1019조8000억원에 이른 가운데 취약 차주인 소득 하위 30%의 자영업자 연체율이 1.2%로 최근 3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 본점 전경. [사진=한국은행]

 

지난해 3분기 대출 잔액은 1014조2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대를 돌파한 뒤 지난해 말 역대 최대기록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19년 4분기 684조9000억원에 비해 48.9% 늘어난 수치다.

또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자영업자도 꾸준히 늘어나 연체율이 지난해 3분기 0.19%에서 4분기에는 0.26%로 3개월간 0.07%P 늘어 지난 2020년 2분기 0.29%을 기록한 이래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한은에서 자체 가계부채 DB를 활용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자영업자로 간주한 뒤 이들 차주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합산해 분석한 수치다. 

 

전체 자영업 대출자 연체율 가운데 하위 30% 저소득층의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7%에서 4분기 1.2%로 0.5%P 올랐다.

저소득 자영업자만 놓고 보면 연체율이 2019년 4분기 1.3%를 나타낸 뒤 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 역시 0.7%로, 지난 2020년 2분기 같은 수준을 보인 뒤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또 중위권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3%로, 지난 2021년 4분기 1.3%와 같고, 지난해 1분기 1.1%를 기록한 뒤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저·고소득층 대비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소득층 자영업 대출자의 모든 금융기관 대출잔액이 2019년 4분기 70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119조9000억원으로 무려 69.4%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비은행 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최근 3년간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은 49조3000억원에서 71조9000억원으로 45.8%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상호금융권 대출은 16조1000억원에서 37조1000억원으로 2.3배나 급증했다.

최근 3년간 보험사 대출은 8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2.1배 늘었고, 카드·할부금융 등 여신전문금융사에서 받은 대출도 1조9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57.9% 증가했다. 특히 대부업을 포함한 기타 금융기관에서 받은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조2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무려 2.92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대출만기 연장이나 원리금 상환유예 등 방법으로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이 이뤄졌으나 저소득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 부실화가 우려된다”라며 “그동안 위기상황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을 정말로 써야 할지 고민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원을 받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일반 자영업자들보다 더 높은 게 현실이다”라며 “따라서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큰 취약 부문에 대해 집중관리 필요성이 높아 이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계 차주들이 갈수록 급증할 경우 금융사들의 재무 건전성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와 금융당국은 사회공헌·상생 차원의 자영업자 지원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부실채권에 대한 신속한 처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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