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홍원학호, 시장 악화에도 2조 해외신종자본증권 조달 추진 왜?

이필선 기자 / 2026-10-13 11:29:09
K-ICS 208%에도 선제 자본확충
삼성생명 "확정된 투자 사안 없어"

[HBN뉴스 = 이필선 기자] 글로벌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해외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가운데 삼성생명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대 2조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홍원학 대표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보험의 경계를 넘어선 성장을 제시한 만큼 시장에서는 불리한 조달 환경을 감수하면서까지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보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 15억달러, 약 2조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삼성생명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기는 30년이며 연내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발행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싱가포르거래소 상장도 예정돼 있다. 발행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투자자 수요를 반영해 결정된다.

  삼성생명 사옥 [사진=HBN뉴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5%를 웃돌며 20여년 만의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고 30년물 금리도 5%대 중반까지 상승했다. 달러 역시 중동 긴장과 미국의 물가 우려 등을 배경으로 18개월 만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채를 발행하는 국내 금융회사에는 높은 금리뿐 아니라 환율과 환헤지 비용까지 부담 요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선순위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받는 자본성 조달수단이다. 대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 산정에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자본비율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생명은 이번 조달을 통해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본건전성을 관리하고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의 안정성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지난 6월 말 K-ICS 비율은 208% 수준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 권고 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발행을 향후 대규모 투자 이후에도 자본 여력을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달로 해석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올해를 질적 성장을 본격화하는 전환의 해로 규정하고 전통적인 보험업을 넘어 건강과 자산, 일상을 연결하는 ‘라이프케어 복합금융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삼성생명은 해외 M&A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해외 M&A를 검토하면서 여러 매물을 살펴보고 있으며 미국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도 검토 대상 중 하나로 RFP를 발송한 상태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이 PFG 지분 10%대 중반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삼성생명은 PFG를 포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투자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최대 2조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역시 PFG를 비롯한 특정 인수·투자 자금으로 명시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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