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N뉴스 = 편집국] 기고자 : 한재희, 최준서, 최지수, 양서진 (성남 송림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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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을 기고한 송림고 학생들. [사진=HBN뉴스] |
분당 이매역 인근에는 우리 학교인 송림고와 숭림중, 돌마고가 인접해있으며 재학생은 모두 합쳐 1700여명이나 된다. 등하교 시간이 되면 반경 2백미터 이내의 편의점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편의점의 진열대 가장 눈에 띄는 곳에는 '제로', '무설탕', '0kcal'라는 문구가 크게 적힌 음료들이 가득 놓여 있다. 우리들은 이러한 음료를 일반 음료보다 건강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부담 없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작 어떤 대체당이 사용됐는지, 카페인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산성도는 어느 정도인지까지 확인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청소년들이 음료를 선택할 때 '제로'라는 문구 하나에만 의존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소비인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소비자 연구에서도 '무설탕'과 같은 긍정적인 표시 하나만으로 제품 전체를 더 건강하다고 평가하는 '건강 후광 효과(Health Halo Effect)'가 나타난다고 한다. 즉, 하나의 장점이 제품 전체가 건강할 것이라는 인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당류 0g'이라는 표시는 설탕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만 의미할 뿐, 어떤 대체당이 사용됐는지, 카페인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청소년이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할 점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결국 문제는 대체당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가 '제로'라는 한 가지 정보만으로 음료 전체를 건강하다고 판단하기 쉬운 현재의 식품소비자 정보 구조에 있다.
물론 제로 음료의 장점도 분명하다. 한국소비자원이 2024년 시중 제로 음료를 시험한 결과 대부분 제품에서 당류는 검출되지 않았고, 열량 역시 일반 가당 음료보다 크게 낮았다. 사용된 감미료의 양도 성인 일일섭취허용량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따라서 제로 음료를 마시는 행위 자체를 위험하다고 단정하거나, 오히려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그러나 '기준치 이내에서 안전하다'는 것과 '장기간 섭취해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비당류 감미료를 장기적인 체중 관리나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대체당이 위험한 물질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상 이점을 입증할 충분한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뜻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감미료마다 일일섭취허용량(ADI)을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감미료 사용 기준을 관리하고 고카페인 음료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과다 섭취를 주의하도록 경고 문구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외 모두 제로 음료를 무조건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제로 슈거'는 '무카페인'이나 '치아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음료'를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서도 제로 콜라에는 일반 콜라와 비슷한 수준의 카페인이 들어 있었으며, 최근 연구에서는 제로 탄산음료와 일반 탄산음료의 산성도에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이 없어 충치 발생 위험은 줄일 수 있지만, 음료 자체의 산성으로 인한 치아 침식 위험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처럼 소비자가 음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중 하나는 위험성과 안전성 가운데 한쪽만 강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2023년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했을 당시 '아스파탐은 발암물질'이라는 제목의 보도가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 시기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기존 일일섭취허용량을 그대로 유지했다. 두 기관은 서로 다른 기준을 평가한 것이므로 결론이 모순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과학적 맥락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 결국 소비자는 실제보다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거나 반대로 '기준치 이내이니 아무 문제없다'는 인식만 갖게 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사회혁신리빙랩팀인 우리들은 청소년들이 음료의 장점과 주의점을 함께 이해하고 적절한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것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우리 팀은 당류와 열량뿐 아니라 대체당의 종류, 카페인 함량, 산성도, 단맛 강도와 자료 출처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표준 음료 라벨을 제작하고, 음료 사진을 촬영해 입력하면 주요 성분과 주의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청소년 음료 성분 해석기'를 앱을 만들었다.
그리고 학교, 가정을 통해서 이러한 음료의 성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해보기로 했다. 교육청을 통한 시민참여예산 제도를 통해서 교재도 제작하고 정기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현실적인 실천적 정책이다.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서 이제부터라도 음료 라벨은 무엇이 ‘0’인지만 크게 말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들어 있고, 얼마나 들어 있으며, 어떤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지도 알려줘야 한다.
정기적으로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하고 우리가 제작한 ‘청소년 음료 성분 해석기’를 통해 청소년들이 ‘제로’라는 문구나 광고 이미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섭취 상황에 맞게 음료를 비교하고 선택하는 건강한 습관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당류뿐 아니라 여러 성분을 함께 확인하는 소비문화가 확산하면 제로 음료를 무조건 건강식품으로 여기거나 반대로 막연히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인식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만든 ‘청소년 음료 성분 해석기’와 정책제안이 청소년 건강과 음료 선택 기준을 ‘제로인가 아닌가’에서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가’로 바꾸는 작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본 기고는 성남 분당구의 송림고 ‘사회혁신리빙랩’프로그램에 참여한 생명과학팀이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연구해본 결과를 알리기 위해서 작성한 기사입니다. 발표회는 7월16일 17시30분 송림고에서 개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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