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수 자격 보유자 ‘시니어 트랙’ 제도 시행
SK하이닉스, 현장 최고 커리어 마스터 직책 신설
[하비엔=이길주 기자]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일부 전 현직 직원들이 첨단 기술을 빼돌리는 사건이 속속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사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각 업체가 적극 나서고 있다.
송기헌 의원실에 따르면, 2018∼2022년 8월 5년간 총 506건에 걸쳐 1501명의 기술유출 사범이 검거돼 그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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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
이에 LG전자는 협력사 핵심기술 보호를 지원하며 지속 가능한 상생 실천에 나섰다.
LG전자는 지난해 협력사의 기술자료 임치를 210건 지원했다. 이는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건수다.
기술자료 임치는 중소·중견기업 협력사가 단독 또는 대기업과 공동 개발한 기술자료를 신뢰성있는 정부기관에 위탁 보관해 기술 유출 위험을 줄이는 제도다. 여기에는 기술자료, 경영정보, 지식 재산권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된다.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의 일환으로 수행 중인 기술임치 계약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보의 지난해 기술임치계약 가운데 계약기간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은 264건이다. 2020년 64건, 2021년 152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갱신계약 건수도 2020년 244건에서 2021년 561건, 2022년 744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LG전자는 기술자료 임치 제도를 적극 알리기 위해 협력사에게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등 확대 적용에 지속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협력사가 기술자료를 임치할 때 드는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10년간 지원한 협력사는 총 100여곳(1600여건)에 달한다.
협력사는 기술자료를 신뢰성있는 정부기관에 보관함으로써 기술 침해 위험 없이 핵심기술을 보호할 수 있다. 또 기술자료 임치물을 통해 개발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 안심하고 기술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
왕철민 LG전자 글로벌오퍼레이션센터장은 “협력사의 핵심 기술자료 임치 지원을 통해 협력사와 신뢰를 높이며 협력사가 안심하고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공정한 상생문화를 조성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현장의 최고 커리어 단계로 ‘마스터’ 직책을 신설하고, 1호 마스터로 마경수 에치(식각) 장비기술팀 기성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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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1호 마스터로 선정된 마경수 기성. [사진=SK하이닉스] |
이는 현장 반도체 최고 전문가로 선발된 명장 중에 사내 구루(스승)를 뽑아 이들이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정년 이후에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기술유출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이 정년 이후에도 계속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삼성 명장,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 우수 자격 보유자를 대상으로 ‘시니어 트랙’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역량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직원들이 정년 이후에도 계속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시작돼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기술이 유출되면 회사, 더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기 때문에 기술유출을 사전에 막기 위해 업체별로 다양한 제도를 통해 힘을 쏟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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