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세정 "'경이로운 소문' 실패와 실수 거듭하던 날 성장시켰다"

노이슬 / 2021-01-29 16:57:12

[하비엔=노이슬 기자] 김세정이 '경이로운 소문'의 도하나로 인생캐를 경신하며 배우로써 한층 성장했다. 

 

김세정은 OCN 사상 역대급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즌1을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도하나로 분했다. 유준상(가모탁 역), 염혜란(추매옥 역), 조병규(소문 역) 등과 악귀를 때려잡는 카운터즈로 대활약했다.

 

극 중 소문(조병규 분)의 친구를 괴롭히는 일진 무리에게 날린 거침없는 액션과 허를 찌르는 멘트를 날렸고, 자신의 상처를 내보이며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통해 보여준 따뜻한 마음과 위로, 가족을 향한 애틋한 눈물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뭉클하게 만들었다.

 

시즌2 제작이 확정된 가운데 김세정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하비엔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세정의 일문일답이다.

 


Q1. '경이로운 소문'은 OCN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종영 소감이 궁금하다.

 

A.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노력과 행복이 맞닿는 순간이 많지 않은데, 행복하게 노력한 만큼 결과까지 따라와 줘서 더 기분 좋게 임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욕심이 있다면 한동안은 이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웃음)

 

이번 드라마는 이상하게도 끝이 났는데도 크게 슬프지 않았어요.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꼭 시즌2가 아니더라도 카운터들 그리고 감독님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거니까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가삿말처럼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어요.

 

Q2. '경이로운 소감'은 웹툰으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유명 웹툰 원작이기에 부담이 따랐을 것 같은데 도하나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소감도 궁금하다.

 

A. 배울 것이 넘치는 현장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해야겠다 결심했어요. 또한 그동안 액션 연기를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첫눈을 뜰 수 있다는 점도 끌렸어요. 왠지 모르게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또 도하나는 정말 저랑 다른 캐릭터라 더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Q3. 도하나를 연기할 때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또한 도하나의 매력은?

 

A. 어둡고 칙칙한 아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그 성격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배경은 어두울 수 있어요. 하지만 성격이 되고 나면 어두움이 자연스럽게 종종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카운터들 앞에서만 무너지는 감정을 드러내며 아이가 되고 마는 하나, 사실 하나는 아직 어린 아이일 뿐이고, 겉으로만 센척하는 여린 아이라는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

 

Q4.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과 명대사

 

A. 스스로 연기한 장면을 뽑기에는 좀 그렇지만(웃음). 아무래도 제가 연기했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언니가 미안해"라고 말하는 장면인데요.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저 장면을 찍기 전, 동생이 죽는 장면을 먼저 찍었어요. 가족들이 죽고 동생을 붙잡고 우는 장면인데, 그 장면을 찍고 나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 좋을 정도로 감정이 혼란스러웠어요. 그래서인지 동생을 보자마자 리허설부터 눈물이 고이더라고요. 원래 생각했던 연기 스케치가 있었는데, 오히려 자연스럽게 감정들이 울컥울컥 올라와서 스케치보다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우리 하영이(동생)가 잘해준 덕분이겠지만요.

 

Q5. 엘리베이터 액션, 발차기 등 고난이도 액션신이 많았다. 특히 악귀 백향희(옥자연 분)와 엘리베이터 안에서 벌인 강렬한 사이다 액션이 시청자들의 쾌감을 불러일으키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수수한 의상과 화장기 없는 얼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진가를 발휘했다. 하사날, 액션 배우 등 수식어를 얻기도 했는데 액션 촬영 어땠나? 

 

A. 액션 장면이 있는 날은 가장 설레는 날. 물론 액션 장면을 찍는 날은 대기도 길고 체력도 지치긴 하지만 그날 얼마나 제가 성공해낼지는 그날의 연습과 차분함 그리고 습득력이 판가름을 내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가서 몸을 충분히 풀고 합을 안무 외우듯 외운 뒤 선생님 없이도 몸을 계속 움직여 봐요. 그런 뒤에 촬영에 들어가면 더 속(감정)을 눌러요. 차분해질 수 있도록, 흥분하지 않도록.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어요. 점점 할 수 있는 동작이 늘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아 액션 재밌다. 계속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Q6. 조병규, 유준상, 염혜란과의 촬영장 호흡도 궁금하다. 특히 유준상과 염혜란은 대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해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나?

 

A. 사실 정말 많아요. 선배님들께도 많이 배우고 많은 조언을 얻었지만, 그중 조병규 배우의 말이 기억에 남아요. '연기를 망칠 만한 경쟁이라면 그건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고, 연기를 도와줄만한 경쟁, 요소를 찾아 항상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 같은 경우는 음악 프로그램 등에서 순위 경쟁을 많이 하다 보니 '무대 위에서 더 돋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돼요. 그런데 연기는 '상대방과 함께 어떻게 해야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것이다 보니 조병규 배우의 말을 듣고 공감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Q7. 도하나 캐릭터는 사실상 사후 기회를 얻어 카운터로 활동하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 지나간 일 중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때의 본인에게 기회를 주고 싶나.

 

A.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어떤 과정이 주어졌던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하나의 과정이라도 빠진다면 지금의 저와는 또 달라졌을 거예요. 미세한 효과가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것처럼요. 그래서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아요. 그 모든 일들의 지금의 저를 만들었을 거니까요. 전 지금의 제가 마음에 들거든요(웃음).


Q8. '경이로운 소문'에는 악귀가 등장한다. 귀신이라는 존재를 믿거나 관련된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A. 저는 귀신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죽음으로 영원히 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거든요. 하지만 이유 없는 악한 귀신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공포 영화를 보거나 해도 크게 무섭지 않아요.

 

 

Q9. 카운터즈들은 마치 한 가족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믿고 따른다. 물론 가족들이 가장 큰 힘이 되겠지만 세정에게 가장 힘이 되는 존재가 있다면?

 

A. 친구들. 같은 위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말하지 않는 부분까지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친구들이 있어 위로가 돼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Q10. '경이로운 소문'의 도하나로 인생캐를 경신했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배우 김세정에게 '경이로운 소문'과 '도하나'는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A. 하나는 상처받기 싫어 기대하는 걸 멈춰버린 친구였어요. 사실 김세정도 그랬어요. 어느 순간부터 상처받기 전까지의 기대와 꿈만 꾸고 있는 저를 봤고, 그런 나를 어떻게 다시 깨울 수 있을까, 깨어날 수 있는 걸까 고민하던 때에 꿈꿔도 된다고 두려워 말라고 지금까지도 멈춘 게 아니라 계속 걷고 있었다고, 잘해왔고 잘할 거라고요. 수 많았던 실패와 실수가 아닌 긴 여정 중 과정이었고 그 끝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늘 그랬던 것처럼 꿈꾸고, 두려워 말라고, 앞으로도 길고 힘들지라도 언젠간 이뤄질 거라고요. '경이로운 소문'은 하나도 세정이도 성장시켰어요. 

 

Q11. 연기뿐만 아니라 드라마 OST '재회'(再會) 가창자로 나선 것은 물론 작사, 작곡까지 직접 참여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앞으로의 계획은?

 

A. 아마 다시 노래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연기로 달리고 노래로 쉬고, 노래로 달리고 연기로 쉬고. 일을 쉼으로 느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계속 달릴 수 있는 게 아닐까요?(미소).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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