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紙說] 은혜를 기억하는 마음이 나라를 지키고, 자비를 실천하는 마음이 세상을 밝힌다

편집국 / 2026-05-31 17:35:14
-수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소중한 결실
-부모를 공경하는 것도 보은이며, 부처님의 가르침

 불자 여러분, 어느덧 푸르름이 절정에 이르는 5월의 마지막 주말을 맞이하였습니다. 가정의 달이라 불리는 5월 동안 우리는 부모의 은혜를 되새기고,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았으며,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을 밝히며 자비와 지혜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달,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앞두고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있습니다. 6월은 단순히 계절이 바뀌는 시간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결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님을 기억하는 달입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름 없이 산화한 수많은 호국영령들과 자유를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는 경건한 시간입니다.

 

불자 여러분,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은혜를 아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이다." 사람은 누구도 홀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부모의 은혜 속에 성장하고, 스승의 가르침 속에 배우며, 사회와 국가의 보호 속에 삶을 이어갑니다. 더욱이 우리가 평화롭게 잠들고 가족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오늘은 수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소중한 결실입니다.

 

불교에서는 은혜를 아는 마음을 보은(報恩)이라 합니다. 보은은 단순한 감사의 표현이 아니라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그 뜻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억하는 것도 보은이며, 부모를 공경하는 것도 보은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 또한 가장 큰 보은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또한 화엄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한 사람의 맑은 마음이 세상을 맑게 한다." 세상을 밝히는 힘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습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마음, 공동체를 위해 작은 책임을 다하는 마음이 바로 세상을 지탱하는 힘입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뜻을 기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갈등과 분열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화합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얼마 전까지 사찰마다 밝게 빛나던 연등은 이제 하나둘 내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등의 의미까지 함께 사라져서는 안 됩니다. 부처님 오신 날 밝힌 등불은 축제의 장식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켜진 자비의 불빛이어야 합니다. 그 빛은 가정에서 효도로 이어지고, 사회에서는 나눔으로 이어지며, 나라를 위해서는 감사와 책임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으며 우리는 먼저 묵념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름 없이 산화한 영령들의 희생 앞에 고개를 숙이고, 전쟁과 갈등으로 희생된 모든 생명을 위해 자비의 기도를 올려야 합니다. 그것이 생명을 존중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입니다.

 

 불자 여러분, 5월이 은혜를 배우는 달이었다면, 다가오는 6월은 그 은혜를 기억하는 달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의 은혜를 기억하고, 스승의 은혜를 기억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억하는 마음이 사라질 때 감사도 사라지고, 감사가 사라질 때 공동체의 뿌리 또한 흔들리게 됩니다.

 

 부디 모든 불자 여러분께서 6월을 맞으며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 오신 날 밝힌 연등의 빛을 가슴에 간직한 채, 감사와 보은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의 가정에는 평안이 깃들고, 우리 사회에는 화합이 넘치며, 이 나라에는 평화가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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