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잇따른 악재에 ‘경영능력 재평가’ 지적

하비엔 편집국 / 2022-08-19 18:05:13
거래시스템 장애·공매도 규정 위반 등 잇따라
동원산업·동원엔터프라이즈간 합병비율도 ‘논란’

[하비엔=박정수 기자] 최근 잇따른 악재와 관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 경영능력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지난해 사상최대를 기록한 반면 올해는 부진한 실적으로 지속가능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6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1.2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매출은 7조22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0.3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001억원으로 66.8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사진=한국투자금융지주]


이같은 실적 부진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손실의 충격과 함께 환평가손실과 해외 현지법인 법인세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특히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잇따른 악재로 인해 김남구 회장의 지속가능경영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일 금융 투자 거래 시스템에서 접속 장애가 일어나 이용자들이 불편과 함께 투자 손실을 겪었다. 이날 오후 4시께부터 한국투자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모두 접속이 중단됐다.


접속 장애는 정규장 마감 이후에 발생했지만, 시간외거래 시간대에 해당하는 만큼 일부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9일 사과문을 통해 “이번 전산 장애로 인해 많은 고객분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객센터 및 홈페이지 등을 통해 겪으신 불편 사항을 접수해 주시면, 성실히 그리고 신속하게 조치하고 끝까지 책임질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장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 상장 첫 날에는 거래량이 폭주하면서 한 시간 동안 작동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의 이같은 전산장애는 전산운용비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의 현재 전산운용비는 5년 전 수준이다”라며 “국내 국내 대형투자은행 5곳 가운데 순이익 대비 전산운용비 규모가 가장 작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또 3년여간 공매도 표기를 누락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로부터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3년3개월 동안 삼성전자 등 938개사 1억4089만주를 공매도하면서 이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고의성이 짙다는 지적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무려 3년에 걸쳐 불법 공매도가 이뤄졌는데, 단순 ‘실수’라는 한국투자금융 측의 해명은 말이 안 된다. 100% 고의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금융위가 과태료를 10억원에서 8억원으로 경감해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과거 골드만삭스의 경우 880만주에 대해 불법공매도를 하고 7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한국투자증권은 1억4000만주를 실행하고도 10억원을 부과받았다. 이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고 덧붙였다.


‘형제지간’으로 불리는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간 합병비율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의 아버지는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고,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형이다.


동원그룹은 앞서 지난 4월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을 공식화하고 현재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당시 소액주주들은 상장사인 동원산업의 가치가 터무니없이 저평가됐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이사회를 열고 합병 비율을 기존 1대3.838553에서 1대 2.7023475로 변경했다. 동원산업은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 안건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양 사간 합병 비율 조정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선 여전히 소액 주주들의 권리 보호는 아쉽다는 지적이다.


한편 올해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국내 주요 증권사 CEO(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일문 사장의 상반기 보수는 급여 4억2440만원에 상여 46억6477만원을 포함해 총 50억8917만원으로, 이는 금융업계를 통틀어 1위다. 또 김남구 회장은 상반기 보수로 31억5939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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