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紙說] 부처님 오신 날, 자비의 등불로 세상을 밝히자

-연등 하나에 담긴 수행과 서원, 그리고 중생을 향한 자비
-화려함보다 따뜻한 실천으로 완성되는 진정한 봉축의 의미
-부처님의 탄생을 기리며 서로를 보듬는 평화와 희망의 축제

편집국

widecvrg@gmail.com | 2026-05-24 00:06:09

 불자 여러분, 초록이 더욱 짙어가는 5월의 끝자락, 우리는 거룩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였습니다. 전국의 사찰마다 연등이 바람 따라 흔들리고, 범종 소리는 산과 들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까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이 거룩한 날은 단지 오래된 전통의 축제가 아닙니다. 고통 속에 살아가는 중생들을 위해 이 땅에 오신 부처님의 크나큰 자비와 지혜를 되새기는 날이며, 우리 자신의 삶 또한 다시 돌아보게 하는 수행의 날입니다.

 

부처님께서는 2천600여 년 전, 왕자의 삶과 모든 부귀를 내려놓고 중생의 아픔 속으로 걸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어 들어가셨습니다. 생로병사의 괴로움 앞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깊이 물으셨고,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신 뒤 평생을 중생 구제의 길에 바치셨습니다. 부처님의 삶은 곧 자비였고, 그 걸음마다 중생을 향한 연민과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미움은 미움으로 풀리지 않으며, 오직 자비로써 사라진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풍요 속에서도 끊임없는 다툼과 갈등, 불안과 외로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작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으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욱 깊이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불자 여러분, 연등 하나를 밝히는 일은 단순한 행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밝히고, 세상의 어둠을 함께 걷어내겠다는 서원입니다. 연등의 불빛은 크지 않아도, 그 작은 빛이 모이면 세상을 환히 밝힐 수 있습니다. 불자 한 사람의 따뜻한 마음, 한 번의 자비로운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살아갈 희망이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또한 화엄경에서 “한 마음이 청정하면 온 세상이 청정해진다”고 설하셨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작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 하고, 욕심과 분노를 내려놓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데서 세상의 평화는 시작됩니다. 수행은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모든 이의 삶 속에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은 기쁨의 날이면서 동시에 서원의 날입니다. 우리는 오늘 연등을 밝히며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과연 누군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는가, 내 욕심으로 인해 다른 이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가.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부처님의 자비를 따라 살아갈 것을 다짐해야 합니다.

 

불자 여러분,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은 결국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밝히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봉축은 화려한 장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과 자비의 실천 속에 있습니다.

 

부디 오늘 밝히는 연등 하나하나가 여러분의 마음속 무명을 걷어내는 지혜의 불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그 빛이 가정과 이웃, 그리고 이 혼란한 세상까지 환히 비추어 모두가 평화와 희망 속에 살아가게 되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천 개의 등불은 한 등불에서 시작되지만, 그 빛은 끝내 온 세상을 밝힌다.” 오늘 여러분 모두가 바로 그 첫 번째 연등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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