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의약품 유통 개편 두고 약사계 반발..."국민 건강권 훼손 우려"

약국 선택권 박탈·환자 건강권 위협·행정 부담 등 '3중고' 우려
유통계도 "거점도매는 유통 독점 선언" 반발..단체행동 등 시사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3-11 10:51:37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대웅제약이 일부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의약품 유통망을 재편하는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을 추진하자 약사계가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과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통 효율화를 통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회사 측 구상과, 물류가 특정 거점에 집중될 경우 병목 현상으로 환자들이 제때 약을 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면서 논쟁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대한약사회 16개 시도지부 협의회(이하 약사 협의회)는 대웅제약이 추진 중인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에 대해 “유통 생태계를 훼손하고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대웅제약 본사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홈페이지를 통해 의약품 유통 구조 개편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기존 약 40여 개 대형 유통업체에 직접 공급하던 방식을 약 10개 거점 유통업체 중심으로 재편하는 내용이다. 같은 달 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계약도 완료됐다.

약사 협의회는 이 정책이 특정 도매업체에 의약품 공급을 집중시키는 구조로 운영될 경우 시장 공급 불균형과 유통 질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특정 도매상에만 물량을 공급하는 행위는 약사법 시행규칙 제44조 위반 소지가 있으며, 기존 거래 도매업체를 유통망에서 배제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 거절’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약사 협의회는 의약품 유통망 축소가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의약품 공급 창구가 소수 거점 도매로 제한될 경우 물류 병목이 발생해 의약품 수급 불안이 심화되고, 지역 약국과 병원의 입고 지연이나 공급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 협의회는 “의약품은 국민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 공공재인 만큼 특정 기업의 이윤이나 물류 편의를 이유로 유통 질서와 공공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정책이 강행될 경우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 유통업계도 반발한다. 대웅제약 유통갑질 철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성명서를 통해 “대웅제약이 ‘경영 효율’을 이유로 추진하는 블록형 거점도매는 유통 독점 선언과 다름없는 정책”이라며 “의약품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공공재 성격을 갖는 만큼 특정 구조를 통한 공급 통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대웅제약이 정책 철회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단체 행동 가능성도 시사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해당 정책이 의약품 유통 효율성과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블록형 거점도매 도입을 통해 의약품 재고와 배송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품절 의약품 공급을 보다 원활하게 하는 한편 보관·물류 관리 기준을 강화해 유통 품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거점 도매업체와 협력해 반품 절차를 표준화하는 등 약국과 유통 현장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당시 대웅제약은 10개 권역별 거점도매 방식으로 변경해도 현재와 같은 도도매 형태의 약 유통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HBN뉴스는 최근 논란과 관련해 대웅제약 측에 추가 입장을 문의했으나 별도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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