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①] 한국농어촌공사, ‘절대 호환’이 입찰조건인데…계약 후에도 “판단 못해”
사전검증서 이기종 VPN 연동 문제 확인…공사는 “국제표준으로 해결”
제안요청서에는 ‘절대적 연결·호환’ 명시…선정 전 검증 여부 불분명
계약 후 호환성 검증도 난항…“선정 당시 근거 무엇인가” 의문 확산
박하웅 기자
hwpark88@naver.com | 2026-09-30 11:48:00
[HBN뉴스=박하웅 기자] 최근 한국농어촌공사의 VPN 사업자 선정과 기술검증 절차를 둘러싸고 적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재해예방계측사업용 VPN(통신보안장비) 사업자 선정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실제 농어촌공사는 VPN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기존 통신망과의 ‘절대적 연결·호환’을 입찰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계약 이후 진행된 호환성 검증에서도 실제 연계 가능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 ‘절대 호환’ 요구했는데…선정 전 실제 검증은 했나
이번 의혹의 핵심은 특정 업체의 장비가 호환되지 않았느냐가 아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계약상대자를 선정할 당시 ‘절대적 연결·호환’이라는 조건을 어떤 기술자료와 검증 결과를 근거로 충족한다고 판단했는지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2025년 재해예방계측사업을 추진하면서 제안요청서에 신규 VPN 장비가 기존 통신망과 ‘절대적으로 연결·호환’될 것을 명시했다.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 여부는 기술평가 과정에서도 주요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한국농어촌공사.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사업자 선정에 앞서 실시된 사전검증(PoC)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기종 VPN 장비 간 연동을 위해 기술적인 조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반면 농어촌공사의 설명은 다르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비 간 통신 협상 방식에 차이가 있어 일부 기술적 조정이 필요했을 뿐 이를 특정 제품의 호환성 결함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국제표준에 따른 통신 방식을 적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HBN뉴스가 관련업계 관련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여기까지는 기술적인 연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볼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또 다른 문제를 제기했다. 농어촌공사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기 전에 실제 장비를 대상으로 ‘절대적 연결·호환’ 여부를 충분히 확인했느냐는 점이 그것이다.
본지는 농어촌공사에 사전검증에서 확인된 기술적 조정 사항이 최종 기술평가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그리고 계약상대자 선정 전에 실제 장비를 연결해 호환성을 재검증했는지 등을 질의했다.
농어촌공사 이와 관련, 기존 시스템의 현황을 제안요청서에 반영하고 업체의 기술제안서를 평가했으며 사전검증에서 확인된 문제는 국제표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계약 전 실제 장비를 이용한 재검증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검증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
◆기존 장비업체 협조 필요성 제기…검증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현재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계약 이후다. 농어촌공사는 2026년 1월, 기존 장비와 KX넥스지 장비 간 연결 및 호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기술검증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농어촌공사는 이에 대해 기존 장비업체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호환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 업체의 장비만을 문제로 볼 수 없으며 기존 장비업체와 신규 장비업체 모두의 기술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오히려 여기서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호환성 검증에 기존 장비 업체의 협조가 필요했다면 왜 사업자 선정 전에 필요한 검증 절차와 협조를 확보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농어촌공사가 제안요청서에서 ‘절대적 연결·호환’을 명시하고 이를 기술평가의 주요 조건으로 삼았다면 계약상대자 선정 당시 해당 조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객관적인 근거가 무엇이었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KX넥스지 제품의 기적 결함 여부만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입찰조건 설정부터 사전검증, 기술평가, 계약, 사후 호환성 검증에 이르기까지 농어촌공사의 사업자 선정 및 기술검증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X넥스지 측에는 사전검증 과정에서의 기술적 조정 사항과 계약 전 호환성 검증 여부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본지는 향후 사전검증 결과보고서와 기술평가 자료, 계약 전후 호환성 검증 자료 등을 추가로 확인해 한국농어촌공사가 ‘절대적 연결·호환’이라는 조건을 어떤 근거로 충족했다고 판단했는지 추적할 예정이다.
<다음호>에는 [한국농어촌공사 ‘설치·운영 확인 후 지급’이라더니…현장 설치 전 기성금 지급]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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