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②]성호전자, ‘경영권 안정’ 내세운 CB...40% 콜옵션은 왜 최대주주 몫인가

최대주주 측, CB 발행액 최대 40% 재취득 가능…회사는 “무상 이익 아니다”
회사 “외부 잠재지분·반대매매 위험 관리”…기존 차입금은 0% CB로 차환
과거 회사가 행사한 콜옵션과 달라…‘40%’ 결정 기준·이사회 검토 과정 주목

박하웅 기자

hwpark88@naver.com | 2026-09-16 13:53:25

[HBN뉴스=박하웅 기자] 성호전자[043260]의 행보가 이상하다. 기존 최대주주 관련 차입금을 외부 자본시장 조달로 전환하면서 제20회 전환사채(CB) 발행액의 최대 40%를 최대주주 측이 다시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을 설정했다.

 

성호전자측은 이를 최대주주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외부 잠재지분과 경영권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시각은 다르다. 콜옵션 자체의 존재 여부보다 왜 최대 40%라는 한도가 설정됐으며 그 비율을 결정한 기준이 무엇이었느냐​가 이번 거래에서 주목할 부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성호전자 기업부설연구소 현판. [사진=HBN뉴스]

 

◆ “경영권 안정”…그렇다면 왜 40%인가

 

성호전자에 따르면 제20회 CB는 당초 1000억원 규모로 추진됐으며 최종 발행액은 895억원이다. 이 가운데 695억원은 서룡전자 관련 장기차입금 상환에, 200억원은 웅진프리드라이프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서룡전자와 관련된 기존 장기차입금은 900억원으로 금리는 연 4.6%, 기존 만기는 2028년 4월 14일이다. 이번 CB는 이 가운데 695억원을 상환하는 구조다.

 

반면 제20회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성호전자는 당초 차입금 900억원을 기준으로 연간 약 41억4천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거래를 최대주주의 채무를 성호전자가 새롭게 떠안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성호전자의 특수관계자 차입을 외부 자본시장 자금으로 차환하는 거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콜옵션’이다. 콜옵션은 서룡전자와 박성재 대표이사 측이 제20회 CB 발행액의 최대 40%를 직접 또는 지정한 제3자를 통해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성호전자는 콜옵션 행사 시 최대주주 측이 CB 원금에 발행일부터 매매대금 지급일까지 연복리 0.1%를 적용한 실제 매매대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식이나 경제적 이익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조건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성호전자는 또 콜옵션으로 인해 제20회 CB의 최대 전환 가능 주식 수가 추가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8월6일 최초 1000억원 발행결정 당시 공시 기준 콜옵션 대상 최대 물량은 209만2706주, 지분율은 2.66%였다

 

현재 성호전자가 제시한 논리는 ‘외부 잠재지분 관리’와 ‘경영권 안정’으로 집약된다. 회사 측은 외부 투자자에게 CB 전액의 잠재지분을 그대로 남겨두기보다 최대주주 측이 실제 자금을 투입해 최대 40%를 다시 취득할 수 있도록 하면 외부 잠재지분을 줄이고 경영권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 ‘40%’를 정한 기준에 대한 궁금증 ‘증폭’

 

하지만 무엇보다 여기에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문제도 연결돼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룡전자는 성호전자 보유주식을 담보로 약 3000억원을 조달했고 이 중 2026년 7월 말까지 1350억원을 상환해 잔액을 1650억원으로 낮췄다.

 

성호전자는 제20회 CB 납입 후 회사의 서룡전자 차입금 695억원을 상환하고 해당 자금이 주식담보대출 원금 상환에 사용될 경우 잔액이 단순 계산상 1650억원에서 955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호전자는 특히 당초 계획된 서룡전자 차입금 900억원 상환과 최대주자 주식담보대출이 ‘경제적 흐름상 연결돼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성호전자가 최대주주의 채무를 새롭게 지원하는 거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제20회 CB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과거 콜옵션과 행사 주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성호전자에 따르면 이번 제20회 CB의 최대 40% 콜옵션은 최대주주 측에 부여됐다. 이전 제16회와 제17회 CB에는 최대 100% 콜옵션이 설정됐으며 실제 회사가 콜옵션을 활용해 제14회 BW와 제17회 CB를 자기사채로 회수한 사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직 국세청 출신 한 간부는 “과거 CB와 이번 CB는 발행 목적과 자금조달 조건이 동일하지 않다”며 “따라서 과거 회사가 콜옵션을 행사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번 구조가 부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왜 이번에는 회사가 아닌 최대주주 측이 행사 주체가 됐는지, 그리고 최대 40%라는 비율이 어떤 기준으로 결정됐는지는 별도의 검증 대상”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현재 성호전자의 설명을 보면 콜옵션의 목적 자체는 비교적 명확하다. 0% 조건으로 외부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에게 발생하는 잠재지분을 일부 관리하고 최대주주 주식담보대출 축소와 함께 경영권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시각은 다르다. 경영권 안정이 목적이라면 왜 20%나 30%가 아닌 최대 40%였는지에 대한 설명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40%라는 한도가 제20회 CB 규모와 전환 가능 주식 수, 기존 최대주주 지분율, 주식담보대출 규모 등을 종합해 산출된 것인지, 아니면 협상 과정에서 정해진 것인지 현재 공개된 회사 설명만으로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또 이사회가 콜옵션의 경제적 효과와 잠재적인 지배구조 영향을 어느 수준까지 검토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성호전자는 최대주주 측이 아직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향후 행사 여부는 행사 시점의 성호전자 재무상황과 주가, 시장환경, 최대주주 측 자금여건 등을 종합해 판단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성호전자 기업부설연구소 현판. [사진=HBN뉴스]

 

◆ 금융당국 “특혜 단정보다 의사결정 과정 봐야”

 

현재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단순히 ‘최대주주에게 콜옵션을 줬다’는 사실만으로 특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행사에는 최대주주 측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고 회사가 설명한 것처럼 기존 4.6% 차입을 0% CB로 차환하는 재무적 효과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다른 일각에서는 반대로 회사가 경영권 안정과 잠재지분 관리를 중요한 거래 목적이라고 제시한 만큼 최대 40%라는 숫자가 어떤 재무적·지배구조적 판단을 거쳐 결정됐는지는 주주 입장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결국 이번 제20회 CB의 핵심은 ‘콜옵션이 최대주주에게 갔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왜 최대 40%였고 그 비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이사회가 어떤 선택지를 비교했는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이어 “회사의 설명대로 금융비용 절감과 경영권 안정이라는 두 가지 효과가 동시에 달성된다면 그 실익은 분명하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기준과 의사결정 과정이고 이를 검토하는 게 우리 일”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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