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경영진, 감사 경고 패싱?...60조대 비트코인 오지급에도 '내부통제 이상무 논란'

주총 한 달 전 '통제 실패' 보고서 받고도 "이상 무" 고집 배경은
회계법인도 짚은 치명적 취약점, 주총 당일까지 "효과적 운영" 답변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4-02 14:47:27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빗썸 경영진이 지난 2월 약 60조원 규모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이후 감사로부터 내부통제 취약점이 공식 지적됐음에도, 정기 주주총회까지 기존의 ‘내부통제 이상 없음’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내부통제 평가를 둘러싼 경영진과 감사 간 시각차가 단순한 기준 차이를 넘어, 리스크 인식과 대응 적절성 논란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에 공개된 타임라인을 종합하면, 지난 2026년 2월 6일, 빗썸 경영진은 2025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내부회계관리제도가 효과적으로 설계돼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의 실태 보고서를 이사회와 감사에 제출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보고 당일 저녁, 직원의 단위 입력 오류로 대규모 비트코인이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오지급되는 대형 사고가 터지며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사진=연합뉴스]

 

사태는 실물 자산과 무관하게 전산 시스템 오류만으로 막대한 수량의 자산이 표기되고 지급 프로세스까지 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이병호 감사는 주주총회 약 한 달 전인 지난 3월 3일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관련해 “중요성의 관점에서 효과적으로 설계·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평가보고서를 공식 제출했다. 경영진이 해당 보고서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중요한 취약점으로는 ‘이벤트 지급 데이터 검수 및 승인 통제 실패’를 꼽았다. 외부 감사인인 대현회계법인 역시 자산 지급 프로세스에 통제 절차 미비점(중요한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주총 당일인 3월31일까지도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빗썸 측은 경영진은 ‘2025년 말 기준 운영 실태’를 바탕으로 판단했으며, 감사와 외부 감사인은 사고 발생 이후 상황을 반영해 평가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빗썸 주주들은 이날 주총에서 이 대표의 연임 안건을 의결했다. 다만 주총 과정에서는 경영 성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보다는 최근 발생한 사고와 제재 이슈를 둘러싼 주주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빗썸 사업보고서에는 지난 3일 중요성 관점에서 효과적으로 설계되어 운영되지 않는다는 감사의 보고가 올라와 있다. [자료=빗썸 사업보고서 캡처] 


또한 주총에서는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와 금융정보분석원(FIU) 제재를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다. 빗썸은 해당 사고가 원화 단위 대신 비트코인 단위로 잘못 입력된 ‘휴먼 에러’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하며, 금융감독원 입회 하에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사적 내부통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발 방지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오지급 사고와 감사의 공식적인 ‘통제 실패’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까지 기존 평가를 유지한 것은 현실 인식과 리스크 대응 측면에서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 평가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사고 발생 이후에도 동일한 입장을 유지한 부분은 투자자 관점에서 납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