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또 발암물질 검출 회수 조치...품질 리스크 반복 파문
레파트진정25㎎에서 발암 가능성 니트로사민 계열 불순물 검출
동일한 사유 회수 1년 만에 발생, 품질 관리 시스템 도마 위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 2025-11-26 14:56:29
[HBN뉴스 = 홍세기 기자] 대원제약이 최근 부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 '레파트진정25㎎'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니트로사민 계열 불순물이 검출돼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해 동일한 사유로 회수된 지 불과 1년 만에 재발한 사건으로, 제약사의 품질 관리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일 대원제약의 '레파트진정25㎎(시나칼세트염산염, 제조번호 24002)'에 대해 회수 조치를 공표했다. 회수 사유는 불순물인 'N-nitroso-cinacalcet(니트로사민 계열)'이 식약처가 설정한 한시적 허용기준 400ng(나노그램)을 초과할 우려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경고한 성분으로, 원료 합성이나 제조 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다.
투석을 받고 있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이차성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치료에 쓰이는 레파트진정은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인 만큼, 품질 관리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원제약은 이미 지난해 12월 제조번호 22001~22003 제품에 대해 유사한 사유로 회수 명령을 받았다.
불과 1년 만인 올해 11월 12일 제조번호 24001이 회수된 데 이어 20일 제조번호 24002에 또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제약업계 전체로 범위를 넓혀보면 2023년 말부터 시나칼세트 제제 회수는 19건에 달하며, 2024년 한 해에만 10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대원제약의 반복되는 품질 사고가 일회성 실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를 시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환자 안전과 의료 현장의 우려
레파트진정은 투석을 받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장기 복용하는 약으로, 부갑상선호르몬(PTH) 과다분비로 인한 골질환·혈관석회화·심혈관 사건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이다. 약을 중간에 바꾸는 것은 환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 회수 조치가 의료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대한신장학회는 지난해 11월 리콜 당시 회원들에게 긴급 공지를 보내 "니트로사민의 유전독성·발암성이 명확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투석 환자의 특성과 장기 복용을 고려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을 주문했다.
환자가 언론 보도만 보고 임의로 약을 끊을 경우 부갑상선 기능 악화와 합병증 위험이 되레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 대상이다.
식약처는 회수 대상 제조번호로 처방·조제된 환자의 경우 약국·의료기관을 통한 반품 처리와 함께 담당 신장내과·투석 의료진과 상의해 동일 성분의 다른 제제나 대체 약제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재발 방지 대책 필요성 대두
업계에서는 대원제약이 올해만 세 번째 굵직한 회수 조치를 밟으면서 의약품 제조 관리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사전예방적' 회수라는 표현이 반복되고 있지만, 동일 성분·동일 사유로 1년 만에 재발한 점은 사전 예방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식약처는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안전관리 방안을 제약업계 주도로 전환하고, 한시적 기준을 확대하며 업계 차원에서 새로운 정보 확인 시 이를 평가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실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원제약처럼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는 경우 더 강력한 제재와 품질 시스템 전면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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