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정신건강 도우미 ‘AI 멘탈 헬스케어 사업’ 각축
이지희
ljh240701@daum.net | 2024-09-26 18:15:37
[하비엔뉴스 = 이지희 기자]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자체 인공지능(AI)을 속속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멘탈 헬스 케어’에 AI를 도입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디지털 멘탈 헬스케어’는 AI와 같은 디지털기술 등을 활용해 우울증 치료와 심리안정 등 정신건강을 돕는 것을 말한다.
국내 멘탈 헬스 케어 분야에 AI를 도입해 가장 먼저 성과를 낸 통신사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시한 멘탈 헬스 케어 서비스 ‘답다(답장 받는 다이어리)’ 출시 1주년을 맞아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만여명의 고객이 약 27만개의 일기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자수로 따지면 약 6200만자에 달하고, 이를 책으로 엮으면 500여권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답다’는 고객이 자신의 감정을 일기로 작성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답장을 보내주는 서비스로, 앱을 통해 110여개의 감정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감정을 선택하고 2000자 이내의 일기를 작성하면 12시간 내로 AI 친구 ‘마링이’가 보낸 답장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공감 능력을 서비스 성공의 핵심으로 판단하고 고객 의견을 반영해 새로운 기능을 지속 추가하고 있다. 또 향후 고객이 자신의 감정상태를 좀더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AI ‘익시’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과 KT는 자사가 보유한 ‘멀티모달 AI’ 기술로 고객에게 맞춤형 멘탈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멀티모달 AI’란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이는 주로 텍스트나 이미지 등 단일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했던 기존 AI 모델에서 발전한 인공지능기술로, 통합적이고 정확한 처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26일 자사가 보유한 멀티모달 AI 기술을 활용해 정신건강 증진을 목표로 멘탈케어 전문기업인 유쾌한프로젝트·튜링바이오·이몰로지와 AI 멘탈케어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4사가 보유한 기술 노하우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정신건강변화 탐지·분석 모델을 개발하고, 튜링바이오와 이몰로지는 정신건강변화 탐지와 디지털 치료기술을, 유쾌한 프로젝트는 최적의 멘탈 케어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음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신건강 상태와 지표의 탐지, 맞춤형 케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반려동물 사후 ‘펫로스’ 증후군을 겪을 수 있는 고객들에게 스트레스·우울증의 예방·극복을 위한 AI 멘탈케어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로 확장도 가능하다.
KT는 지난 5일 ‘AI 정신건강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KT는 여러 데이터로 이용자의 정신건강을 예측하고 추론하는 ‘멀티모달 평가 AI’ 기술로 서비스의 유효성을 지속 검증·고도화하고, 실증 과정에서 축적한 ‘실사용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다양한 맞춤형 활동 콘텐츠를 마련할 예정이다.
KT와 한양대 디지털헬스케어센터는 앞서 지난 1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과제인 ‘비대면 정신건강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에 공동 참여해 멀티모달 데이터와 연구 노하우를 확보해 왔다.
KT는 과기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초거대 AI 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지원사업’에 참여해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실증 기반으로 정신건강 서비스 구축·개발·검증 ▲대국민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 기반 구축 ▲대국민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실증 및 사업화 방안 수립을 진행할 예정이다.
KT의 AI 정신건강 플랫폼에는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AI 챗봇’ 기능과 ‘감정일기’ ‘설문’ 등의 콘텐츠가 적용돼 이용자가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간편하게 점검하고, 자가 점검 결과에 따라 웹툰·명상·게임 등 맞춤형 활동 콘텐츠로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또 고위험군 이용자는 거주지역 인근의 심리상담센터나 의료기관을 추천받을 수 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정신질환(우울증·불안장애·불면증·조울증 등) 진료를 받은 사람은 300만명을 넘어 향후 이들 통신사들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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