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트은행, 한은 상대 손배소 1심 승소...법원 "100억 지급"

이필선 기자

press@hobbyen-news.com | 2026-05-29 15:49:06

[HBN뉴스 = 이필선 기자]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한국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대이란 금융제재 이행 과정에서 이뤄진 거래 제한 조치의 법적 책임을 둘러싼 쟁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9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는 전날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한국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국은행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한국은행이 멜라트은행에 100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2019년 멜라트은행이 한국은행에 자금조정예금 예치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한 데서 비롯됐다. 자금조정예금은 금융기관이 지급준비금을 초과하는 일시적 잉여자금을 하루 단위로 한국은행에 예치할 수 있는 제도다.

멜라트은행은 한국은행이 100억 원 규모의 자금조정예금 이용을 거부해 이자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멜라트은행은 전체 손해액을 100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이 가운데 100억 원을 우선 청구하는 방식으로 2024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은행은 손실 규모가 과도하고, 자금조정예금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 제도가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예치 거부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멜라트은행과 국내 금융권의 갈등은 대이란 금융제재 국면과 맞물려 이어져 왔다. 2010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이후 한국 정부는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2018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 복원 이후에는 국내 은행에 쌓인 이란 원유 수입대금이 동결되기도 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대이란 금융제재를 이유로 한 거래 제한 조치와 관련해 국내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다만 1심 판결인 만큼 한국은행의 항소 여부와 상급심 판단이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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