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 관세 25% 재인상 2주전 "이행 촉구"서한 보내...한국 대응 논란 도마 위
주한 미국 대사 대리, 배경훈 과기부 장관 수신인 지정 전달
청와대 "신중', 여당 "비준 대상 아냐", 야당 "여야정 즉각 협의"
김재훈 기자
kjaehun35@gmail.com | 2026-01-27 16:08:59
[HBN뉴스 = 김재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입법부(국회)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선언해 우리 정부와 정치권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통보하기 2주 전 미국 대사 대리 명의로 "양국이 지난해 11월 체결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의 합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우리 정부 측에 보낸 것으로 전해져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7일 관가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 대사 대리 명의의 미국 측 서한이 지난 13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앞으로 전달됐다. 참조인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한에는 양국이 지난해 경주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 담겼던 "미국 빅테크의 국내 사업 영위를 국내 기업과 차별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한에는 주로 온라인 플랫폼법 등 디지털 서비스 관련 규제를 담은 우려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서한의 구체적인 내용 등 양국 정부 간 외교적으로 교신된 사항에 대해선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무역 합의 이후 한국 국회가 제정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국회에서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으며, 지난 23일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이 관세를 다시 올린 원인에 대해 먼저 미국 기업 차별 금지 위반이 거론된다. '팩트 시트'에는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조항이 있었으나, 이재명 정권이 쿠팡 등을 계속 압박하고 탄압했다는 점을 미국이 '약속 위반'으로 간주했다.
대미 투자 약속 미이행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이 약속했던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원화나 달러로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으며, 10년 할부 납부조차 현재 지키지 못하는 상황으로 꼽힌다.
아울러 미국이 '팩트 시트' 곳곳에 넣어둔 대중국 견제 조항을 이재명 정부가 어기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가 보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이로 인해 정부와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는 27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언급과 관련해 "정부는 관세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한편 차분히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관세 인상은 (미국)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조치가 있어야 발효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만으로 바로 관세가 인상되는 것은 아닌 만큼 미 측의 진의와 발언 배경 등을 면밀히 파악해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양해각서(MOU)를 놓고 국회의 비준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준하면 우리나라만 구속되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관세참사'라고 일갈하며 여야정이 즉각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국회의 비준이 필요한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해놓고 비준 절차를 외면해 왔다. 모든 책임은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