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紙說] 풍성한 가을, 나눔의 마음으로 자비의 결실을 거두자

-추석의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를 품고, 자비의 결실을 함께 나누자
-풍요로움은 소유에 있지 않고 가진 것을 함께 나눌 때 참된 결실이 된다

편집국

widecvrg@gmail.com | 2026-09-20 17:08:47

 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사흘 앞둔 9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쾌청한 가을 하늘은 더없이 높고, 들녘의 곡식은 햇살과 바람을 머금고 알차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봄에 뿌린 씨앗이 여름의 비와 햇볕을 견디고 마침내 결실을 맺듯, 우리의 삶도 지나온 시간 속에서 무엇을 심고 가꾸었는지를 돌아볼 때입니다.

 

다가오는 추석은 단순히 풍성한 음식을 나누고 오랜만에 가족이 만나는 명절만은 아닙니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다. 함께 살아온 인연을 돌아보고, 서로에게 감사하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의 마음까지 살피는 나눔과 배려의 시간입니다.

 

불자 여러분, 풍요로움은 많이 소유하는 데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와 나눌 때 비로소 풍요로움은 따뜻한 의미를 갖습니다. 한 끼의 음식도 혼자 먹으면 한 끼에 그치지만, 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누면 정이 되고 공덕이 됩니다. 작은 마음 하나라도 서로에게 건넬 때 그 마음은 세상을 밝히는 자비의 등불이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을 통해 선한 마음과 올바른 행실을 닦는 것이 수행의 길임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수행은 절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을 대하는 말 한마디, 이웃을 바라보는 마음 하나, 어려운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수행입니다.

 

특히 명절에는 가족이라는 가까운 인연을 더욱 소중히 돌아보아야 합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익숙함 때문에 말을 함부로 하고 마음을 쉽게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부터 자비는 시작됩니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지 못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먼저 마음을 낮추라고 일깨웁니다. 낮은 자세는 자신을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인연을 귀하게 여기는 가장 큰 지혜입니다.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말하는 것보다 상대의 말을 먼저 듣고,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보다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순간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공감은 무조건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걸어갈 길을 찾는 마음입니다.

 

믿음 또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약속을 지키고,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정직하게 살아갈 때 신뢰는 조금씩 쌓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어지럽고 사람 사이의 믿음이 흔들린다 해도 불자만큼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진실을 지켜야 합니다.

 

추석의 보름달은 누구에게나 같은 빛을 비춥니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에게만 밝은 것도 아니며, 가진 것이 적은 사람에게 어두운 것도 아닙니다. 부처님의 자비 또한 그러합니다. 차별 없이 모든 생명을 비추는 그 마음을 우리가 삶 속에서 이어가야 합니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의 안부를 먼저 묻고, 서운했던 마음이 있다면 먼저 손을 내밀어 보십시오. 멀리 있는 이웃의 어려움도 돌아보고, 홀로 명절을 맞는 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십시오. 거창한 나눔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진심이 담긴 한마디와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수확의 계절은 우리에게 결실의 의미를 가르쳐 줍니다. 좋은 씨앗을 심어야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듯, 오늘 우리가 심는 말과 행동이 내일 우리의 삶으로 돌아옵니다. 미움을 심으면 갈등이 자라고, 욕심을 심으면 불만이 자라지만, 자비와 배려를 심으면 화합과 평안의 열매가 맺힙니다.

 

그러므로 불자 여러분, 이번 추석을 맞아 우리 마음에도 풍성한 결실을 준비합시다.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아집은 한 걸음 물러서며, 가족과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넉넉하게 나눕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데 머물지 말고 삶으로 보여주는 불자가 됩시다. 낮은 자세로 소통하고, 진실한 믿음으로 서로를 대하며, 따뜻한 공감으로 이웃의 아픔을 품읍시다. 그리고 꾸준히 정진하여 우리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가 세상에 작은 울림이 되도록 합시다.

 

추석의 둥근 달처럼 우리의 마음도 넉넉하고 환하게 빛나기를 바랍니다. 가족에게는 사랑을, 이웃에게는 배려를, 세상에는 자비를 나누는 불자가 됩시다.

 

풍성한 가을의 결실이 모든 가정에 평안으로 깃들고, 우리 모두의 마음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충만하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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