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전진' VS 신라면세점 '부진'...업계 라이벌 엇갈린 희비

이동훈 기자 / 2025-05-23 09:42:50
롯데면세점, 과감한 구조조정과 '다이궁' 거래중단 효과
신라면세점, 매출 성장에도 영업적자 지속...적자전환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국내 면세점 업계의 대표 라이벌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면세점은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전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반면, 신라면세점은 실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매출 6369억 원, 영업이익 153억 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80억 원의 적자를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3% 줄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크게 개선됐다.  

 

인천공항 2터미널 면세점 [사진=신라면세점]


그 배경에는 중국 보따리상(다이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한 결정이 있다. 다이궁은 그간 면세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들에게 지급하는 30~40%에 달하는 송객수수료가 수익성을 갉아먹는 주범이었다.

롯데면세점은 다이궁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외국인 단체 관광객과 개별 관광객 직접 유치에 집중하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동시에 국내외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인력 효율화 등 비용 절감에도 박차를 가했다.

반면 신라면세점은 매출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2025년 1분기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82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0.4% 줄었고, 영업손실은 5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매출 증가(3조 2819억 원, 전년 대비 11.9% 증가)에도 69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환율, 중국 단체관광객 부재 등 외부 악재가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인천공항 등 주요 매장의 높은 임대료 부담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롯데면세점의 선제적 체질 개선이 성과로 이어졌지만, 신라면세점은 아직 뚜렷한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이 같은 희비는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신라면세점은 매장 축소, 희망퇴직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 개선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업계 불황이 장기화되자 만 40세 이상 또는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비공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즉시 퇴직 시 연봉의 1.5배를 지급하고, 18개월 휴직 후 퇴직 시에는 기본급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는 고정비 절감을 위한 조치로, 국내 주요 면세점 4사 모두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중국 관광객의 한시적 무비자 입국 정책 효과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단기적인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