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수의계약 다른 잣대...삼성웰스토리 '효율성' 인정, KDDX는 '특혜 공방’

이동훈 기자 / 2026-04-24 10:55:02
법원, 삼성웰스토리에 "산업 특성상 불가피"
방사청, KDDX 법적분쟁서 "경쟁 원칙 훼손"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삼성웰스토리를 둘러싼 공정거래 소송에서 법원이 수의계약 구조를 산업 특성에 따른 합리적 거래 방식으로 인정하면서, 동일한 계약 방식이 공공사업에서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민간에서는 ‘효율성’의 산물로, 공공에서는 ‘특혜’로 해석되는 수의계약을 둘러싼 기준이 영역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 윤강열)는 삼성웰스토리, 삼성SDI·삼성전기 등 계열사들이 각각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삼성웰스토리 본사 [사진=삼성웰스토리 홍보영상]

공정위는 삼성 계열사들이 사내급식 물량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주며 부당지원행위를 했다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단체급식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급식 서비스는 연속성과 안정성이 중요한 사업으로, 업체 교체 시 운영 차질과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만큼 일정 기간 동일 업체와 거래를 지속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수의계약이나 성과 평가를 통한 재계약이 일반적인 거래 형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곧바로 ‘부당지원’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삼성웰스토리 측은 HBN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판결은 수의계약이라는 형식보다 해당 거래가 산업 구조상 합리적인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관심은 공정위의 상고 여부로 쏠린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대기업 내부거래 규제의 대표 사례로 삼아 온 만큼, 판결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대법원 판단을 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징금 규모가 2000억 원을 넘는 데다, 정책 상징성도 크기 때문이다.

공공 영역에서는 수의계약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현재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싸고 HD현대중공업과 방위사업청 간 법적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방사청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입찰을 진행하면서 기본설계 자료를 경쟁입찰 참여업체에게 제공한 것이 발단이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과정에서 축적한 설계 노하우와 기술 정보가 해당 자료에 포함돼 있다며, 경쟁사에 제공될 경우 영업비밀이 침해되고 경쟁 환경이 훼손된다고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HD현대중공업이 설계에 외부 공개가 민감한 기술까지 포함한 것은 기본설계와 후속 설계·건조 단계가 연계되는 사업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 함정 사업에서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후속 단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사실상 동일 업체가 사업을 이어가는 관행이 형성돼 왔다는 점에서다.

HD현대중공업도 법정에서 이러한 구조를 전제로 제안서를 작성했으며, 단순 도면이 아닌 향후 건조까지 염두에 둔 설계 해법이 경쟁 과정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방사청은 기본설계 자료는 국가에 귀속되는 만큼 후속 입찰 참여 업체에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특정 업체가 후속 단계까지 이어진다는 전제 자체가 적절하지 않으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 지명경쟁입찰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판결과 KDDX 분쟁을 계기로 수의계약에 대한 사법적 판단 기준이 민간을 넘어 공공 영역까지 확장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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