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카톡 개편 논란보다 시급한 내부 신뢰'...카카오, 첫 파업 위기

이동훈 기자 / 2026-05-12 11:06:07
성과급 15% 쟁점 넘어 "일방적 의사결정"에 뿔난 크루들
1년 새 계열사 50곳 감축, 효율화 그늘에 가려진 고용불안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카카오 임금협약 교섭이 노동위원회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정신아 대표의 조직 관리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성과급 논의에서 출발한 노사 간 이견이 계열사 전반의 고용 안정과 보상 기준 문제로 확산되는 가운데, AI 전환과 카카오톡 개편 논란까지 겹치며 내부 구성원과 이용자 신뢰를 동시에 회복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오는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서 노조는 지난 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제출했다. 노동위원회 조정은 노사 간 자율 교섭이 결렬됐을 때 파업 등 쟁의행위에 앞서 거치는 절차다. 조정이 중지되면 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카카오 본사 차원의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번 조정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참여했다. 개별 법인의 임금 문제를 넘어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노사 현안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갈등은 성과급을 포함한 보상 체계 설계 과정에서 불거졌다. 교섭 과정에서 연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연동하는 방안이 논의됐고, 10% 내외 또는 13~15% 수준의 수치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는 해당 수치가 공식 요구안이 아니라 여러 검토안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노조는 교섭 결렬의 원인도 성과급 규모 자체에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경영진의 일방적 의사결정, 불성실한 교섭 태도, 보상 기준의 불명확성이 누적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특히 계열사별 경영 상황이 달라지는 만큼, 공동체 구성원에게 적용될 예측 가능한 보상 체계와 고용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갈등은 정신아 대표 체제 이후 이어진 조직 쇄신 과정의 부담을 드러낸 사례로도 해석된다. 정 대표는 창업자 리스크와 계열사 난립, 성장 정체 등 복합 위기 속에서 경영 전면에 나서며 수익 구조 개선과 사업 재편을 추진해왔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는 비핵심 사업 정리와 계열사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140개를 웃돌던 계열사는 최근 90개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고, AI 중심 사업 재편과 조직 통합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효율화는 구성원 입장에서 고용 안정성과 조직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경영 효율화가 대외적으로는 쇄신 성과로 평가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보상 기준과 고용 안정 문제를 둘러싼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AI 전략도 정 대표 리더십의 핵심 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AI 서비스 확대와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외부 AI 모델과의 협력은 서비스 상용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체 기술 경쟁력 약화와 핵심 인재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노사 갈등이 실제 파업으로 번질 경우 서비스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가 곧바로 중단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장애 대응과 서비스 안정성 관리, 신규 서비스 개발 일정 등에는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사 갈등이 정 대표의 경영 기조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계열사 효율화와 AI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의 신뢰를 회복하고, 동시에 이용자를 설득할 수 있는 서비스 전략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노조와 성실히 협의를 진행했으나 보상 구조 설계 과정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향후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